사진: 대한스키지도자연맹

  봄이 오는 3월, 스키장은 아직 겨울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지 않는다. 올해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제36회 전국스키기술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전국의 스키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 대회는 한 시즌 동안 스키어들이 갈고 닦아온 기량과 최신 기술을 뽐내는 경합의 축제다. 우리나라에는 스키기술선수권대회로 크게 대한스키지도자연맹과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서 주최하는 두 개의 대회로 나뉜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대한스키지도자연맹의 대회만 개최됐다.


  이 대회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알파인스키, 노르딕스키, 프리스타일스키 등의 스키 경기가 아니다. 일반적인 스키 경기를 제외한 스키 슬로프 상 모든 스키 기술을 뽐내는 인턴스키다. 올해에는 예선전에 롱턴, 숏턴, 종합활강, 모글이 치러지며, 결승전에 게이트, 숏턴이 치러진다. 대회의 참가 자격은 스키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 스키지도자자격증 레벨1 이상을 취득한 사람이라면 모두 출전 가능하다. 또한, 주니어부, 성인부, 시니어부의 대회가 있어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한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참여인원이 줄었지만 매년 500명 이상이 출전한다. 숭실대 스포츠학부 재학생들도 어김없이 출전한다. 졸업 선배인 01학번 최성호는 대한스키지도자연맹 남자부 4위, 모글 1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13학번 이정미는 지난해 한국스키장경영협회 여자부에서 1위를 했으며, 두 명 모두 현재 스키 데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숭실대의 자랑이 되었다.


  스키지도자자격증 레벨 1~3은 스키를 탈 줄 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스키지도자 뿐 아니라 일반 동호인들도 본인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도전하며 여가 생활을 통해 자기개발을 한다. 특히 레벨1은 대부분 일반 동호인들이 많이 참여해 매년 약 700명이 도전한다. 레벨1 시험을 도전했던 시절에는 60대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그 당시 그분들의 나이를 듣고 너무 놀란 동시에 놀라고 있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을 전공한다고 하는 사람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연령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었던 점이 매우 부끄러웠다. 한편으로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솟았다. 그들은 60대에도 고강도의 운동에 도전할 수 있는 체력유지와 철저한 자기관리 뿐만 아니라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여가생활을 즐기는 노년의 멋진 모습이었다.


  스키는 일상생활의 공간을 벗어나 하얀 설원을 활주하며 대자연 속의 멋진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른바 힐링(Healing)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키 자체가 심폐지구력과 근력을 요구하는 운동이기에 심장병, 고혈압을 방지하고 면역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실내 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외 운동을 자연에서 즐기는 동시에 면역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스포츠다. 


  일반적으로 스키는 단순히 속도를 내며 낙하운동만 하는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키는 섬세하면서도 육체 움직임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체력요인을 요구하는 전신운동이다. 스키의 기본적인 기술은 중력을 이용한 낙하운동과 원심력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는 턴 운동이다. 이러한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몸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중심이동과 압력조절, 스탠스와 밸런스, 타이밍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낙하지점을 맞추고 그에 따른 속도와 턴을 구사할 수 있다. 또한 스키를 컨트롤하기 위해 스키의 설면에 대한 각을 만드는 에징(Edging) 또한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에지의 각은 스키에 올려 있는 부츠의 최초 발바닥을 젖히는 내전작용으로 시작한다. 발바닥을 젖히다 보면 발목, 무릎, 골반 상체가 구심 축 방향으로 넘어가는 기울기에 의해 에지의 각이 더욱 깊은 각으로 형성되고 구심 축 빠른 속도감과 파워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때 에지의 각은 신체의 각을 의미하는 앵귤레이션(Angulation)과 신체의 전체의 기울기를 의미하는 인크러네이션(Inclination)의 관계를 이해하고 활주를 한다. 이러한 스키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면 신체의 다양한 움직임의 원리를 배우게 된다. 발바닥 끝의 움직임까지 신경을 쓰게 되는 아주 예민한 운동이기에 더욱 재미있고 매력적인 스포츠다. 이러한 스키는 순발력, 민첩성, 협응력, 평형성 등 체력요인을 증진시키다. 겨울 냄새가 나기 시작할 즈음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스포츠 스키! 4계절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우리나라에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운동도 좋지만 특정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계절스포츠 종목 하나쯤 여가생활로 즐겨보기 바란다. 참고로 매년 2학기 교양수업에 스키와 스노우보드 수업이 있다. 강의실이 아닌 스키장에서 이색적인 수업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겨울스포츠를 여가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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