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성폭력 고발에 이은 “학교폭력 미투”가 우리 사회를 다시 강타하고 있다. 연일 봇물 터지듯 나오는 학폭 미투는 그동안 암암리에 혹은 대놓고 저질러지는 각종 폭력에 우리 스스로가 무감각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그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음을 말한다. 현재의 학폭 미투가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유명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뿐이지 학교폭력은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극히 일부분이다. 부모의 자녀학대, 묻지마 폭행,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 이웃 간의 주먹다짐, 각종 갑질행태, 심지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영화나 게임 등 정도와 형태는 달라도 폭력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널려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 혹은 신체적으로 열등하다고 여기는 이들에 대한 폭력이다. 요즘 대중매체에 소개되는 각종 폭력사태가 세인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남에게 육체적, 정신적인 피해를 입힌 자들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성문을 제출하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해서, 또는 전력이 없거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대중의 정서에 한참 못 미치는 처벌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마저 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공격성을 갖고 있다. 성장하며 가정과 학교 등에서 교육 등의 방식으로 그것을 제어하긴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라는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로부터 폭력을 폭력으로 제대로 지적받지 못한 채 흔히 할 수 있는 장난으로 여기며 웃고 넘기거나 너그러이 용서한다면 아무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 채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폭력의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며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엄격한 훈육이 필요하다.

  작금에 벌어지는 학폭 미투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여 년 전에 발생한 일이라는 점은 학교폭력의 희생자는 쉽게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어쩌면 평생 그 상처를 안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폭력을 휘두르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실제 그런 결과가 나타나도록 제도 뿐 아니라 우리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더 이상 힘없는 이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람은 모두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며 또 다른 폭력이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극심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피해자가 안고 갈 육체적, 정신적 피해는 누구도 보상할 수 없으며 그 어느 누구도 피해자를 피해 받기 전 상태로 되돌릴 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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