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에서 숨을 쉬며 해양 생태계를 탐험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

  물을 지극히 무서워하고 수영에도 취미가 없던 학부 시절 스쿠버다이빙 수업은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쿠버다이빙이 취미 생활로 바뀌는 계기가 있었다. 조교시절 전공수업 진행으로 어김없이 무거운 장비들을 매고 물속에 들어갔다. 그날따라 학생들이 뿜어내는 수많은 물방울이 햇빛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사방을 감싸 안았다. 그 아름다움과 황홀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작은 물방울들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게 되었으며 전문가 과정을 밟게 만들었다. 또한 물을 무서워하던 만큼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수중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되어 공포를 극복해낸 데에서 오는 성취감, 바다 속 아름다운 경관을 보며 남들이 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유능감은 삶에 만족을 주었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충만한 자유를 주었다.

  스쿠버다이빙은 대기 중의 공기를 공급 받지 않고 수중에서 스쿠버 장비를 가지고 바다를 탐험하는 레저스포츠이다. 스쿠버(SCUBA)는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로 자가 호흡이 가능한 장비를 의미한다.

  스쿠버다이빙의 시작은 군사목적에서 비롯되었다. 군인들에 의해 이용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역한 군인들과 민간 과학자들에 의해 민간인들에게 소개되면서 레크리에이션의 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또한 해군 특수부대(UDT, SSU) 출신의 스쿠버다이버들에 의해 민간인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하였고. 1960년대 대한수중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주로 모험심 많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점차 보급되었다.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동국대, 중앙대 등 스쿠버다이빙 동아리들이 생겨났다. 숭실대도 1973년도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SSDG가 만들어졌으며, 최근 스포츠학부에서도 카숭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장비가 필요하다. 장비는 스킨장비부터 BC, 호흡기, 다이브 컴퓨터, 웨이트, 핀, 슈트, 장갑, 장화 등이 있다. 현대 과학의 발달로 장비들이 발전하면서 계절성을 극복하고 대중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여름스포츠로 알려져 있는 스쿠버다이빙은 이제 계절성 강한 스포츠에서 4계절 스포츠가 되었다.

  수중에서는 대기에서 보다 체온이 약 25배 정도 더 빨리 손실되기 때문에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하려면 체온유지 장비들이 필수적이다. 위에서 소개된 장비 중 슈트는 잠수복으로 체온유지 및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슈트는 웻슈트와 드라이슈트가 있다. 웻슈트는 물의 유입을 완벽하게 막아주지는 못하나 물의 유통을 줄여 체온을 유지해주는 슈트로 가장 일반적인 슈트이다. 수온에 따라 1~3m, 5~7m의 슈트들이 있다. 드라이슈트는 방수가 완벽하게 되어 물의 유입을 차단해 몸이 젖지 않게 해주는 슈트이다. 드라이슈트 덕분에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도 한겨울에 가평과 홍천, 철원 등지의 얼어붙은 강에서 30cm 이상의 얼음을 깨고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다이빙을 아이스다이빙이라 부른다.

  아이스다이빙은 따뜻한 수온에서의 상태환경과 또 다른 경관을 자랑하기에 그 매력이 남다르다. 이는 계절마다 특정 수온에서만 볼 수 있는 생물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스다이빙은 얼어붙은 강 아래의 빙어들과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 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구경할 수 있다. 또한 얼음 밑에서 지상을 바라보는 겨울 풍경 또한 겨울철 최상의 이벤트다. 특히 한겨울 물속은 수온이 낮아 부유물이 줄고, 물의 흐름이 적어 여름 보다 시야확보가 훨씬 좋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장비로 이러한 슈트 뿐만아니라 후드, 장갑, 부츠, 조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체온유지 장비들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단순 합성고무소재였던 조끼도 발열조끼가 개발되면서 다이버들에게 이른바 잇템이 되고 있으며, 더욱 다양한 수온에서 손쉽게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장비들의 진화는 레저스포츠 시장을 다양하고 폭넓게 즐길 수 있게 하며 무엇보다 대중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어렵게만 생각되는 스쿠버다이빙. 물이 두려운가? 걱정하지 마라. 진화를 거듭한 장비들이 당신을 보호해줄 것이다. 도전과 극복에서 오는 성취감이 인생의 보석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수중에서 보석을 뿜어내던 그날처럼. 이제 계절과 상관없이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수중의 다양한 생태 환경과 자연의 위대함을 한번 경험해보자. 가자, 스쿠버다이빙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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