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그저 집에만 계속 머물 수 없기에 1인 여가 스포츠 활동, 실외 활동 등으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인 MZ세대들의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열풍은 ‘등린이(등산+어린이 초보등산객)’로 나타난다. 좀 더 적극적인 백패킹도 열풍이다. 산 정상에서 멋지게 사진을 찍으며 자기표현을 하며 성취감을 마음껏 느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불황, 낮은 취업률, 하물며 직장을 퇴사하게 되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그저 방 안에만 가두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산으로, 자연으로 그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등산, 산악회는 20·30세대들에게 소위 라떼 세대인 50·60세대들의 문화로 인식되었고, 재미없고 힘든 여가활동이자 비인기종목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 해시태그 하나쯤 공유해야 할 정도이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최근 젊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섭외한다. 특히 아저씨들이 주로 찾는 블랙야크, 코오롱 스포츠 등의 브랜드가 등산웨어와 캠핑용품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온라인쇼핑몰의 2020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등산, 캠핑 분야 20·30세대 고객의 판매량이 작년 대비 24% 신장하며 40·50세대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등산이 왜 20·30세대에게 열풍인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등산에 나섰다. 그중 인기가 많다는 인왕산을 올랐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경복궁 지하철 입구부터 등산복을 입은 젊은이들과 혹은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레깅스를 입은 20대 여성들이 줄지어 인왕산 입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실제로 등산인의 대부분이 20대였고, 그중 여성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무리 속에 함께 줄지어 등산을 시작해 마침내 산 정상에 올라 절경을 바라보았다. 정상의 바위 꼭대기에서 젊은 남녀 혹은 친구들끼리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까지 서야 하는 경험은 재미있으면서도 한편 신기한 광경이었다. 등산이, 정상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왜 이렇게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 혹자는 고민할 게 뭐가 있냐며 그저 젊은 친구들이 산 정상에서 예쁜 사진 찍고 자랑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늘리고 싶어서라고 폄하한다. 인왕산 끝자락에 앉아 산 아래 서울을 내려다보며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성취감을 얻기 어려운 세대이다. 3포, 5포, 7포를 넘어 N포 세대라고까지 한다. 목표를 세워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세대가 되었다. 그런데 산은 정상이라는 목표를 두고 열심히 땀을 흘리며 올라가면,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결국 정상에 도달하고야 만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에서는 성취감과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목표한 바를 달성한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감과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숨을 고르고 정상에 서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은 만족과 행복감을 느낀다. 이렇듯 산은 요즘 지쳐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며 힘과 용기, 그리고 격려와 위로를 선물하기에 20·30세대가 그 매력에 푹 빠진 것 아닌가 싶다. 또한 등산은 장비나 비용이 크게 필요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으며, 이른바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여가활동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기에 등산으로 자연에서 멋지게 즐기고 건강과 마음을 챙기는 MZ세대들이다. 정상에 올라 목표를 이루는 것을 젊은 시절 많이 경험하고 사진에 많이 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인생에서 겪을 다양한 실패 앞에서, 굴하지 않고 일어날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러한 멋진 등산을 즐기기 위해 좀 더 안전하게 등산을 즐기기 바란다. 요즘 초보 등산객들이 늘어나면서 2020년 산악사고가 33% 급증했다고 한다. 산행코스의 난이도를 잘 모르고 레깅스에 운동화 등의 너무 간편한 차림으로 산을 오르다 미끄러져 다치거나 길을 잃기도 한다. 출발지, 산행코스와 난이도, 준비물, 일몰 시간과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국립공원 안전 수칙 등을 잘 숙지하고 오른다면, 등산은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MZ세대들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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