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본 글에는 드라마 D.P.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안준호 이병: “서, 석봉이 형, 제발”

  조석봉 일병: “준호야, 나 이제 봉디쌤 못하겠지?”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탕!’

 

  가끔 아니 꽤 자주,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을 보고 듣는다. 교육정책이 그랬고 부동산 정책이 그랬다. 정부는 보도 자료 또는 기자회견으로 우리에게 정책을 설명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의 생활이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사실 이것은 정책의 전체 과정 중 후반부만 이야기한 것이다. 전반부에는 우리가 알지 못한 여러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일상의 대화에서 우린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것은 개인의 생각일까? 그렇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개인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모든 사람이 느끼는 문제, 그것을 우리는 정책 이슈라고 한다. 자 그러면 여기서 끝일까?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도 많은 정책 이슈가 있다. 안타깝게도 정부와 국회는 모든 정책 이슈를 감당하기에는 시간도, 돈도 부족하다. 그래서 수많은 정책 이슈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정책 아젠다가 된다. 드디어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귀한 정책이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린 질문을 한다. 그럼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이지? 개인적으로는 정책주도자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싶다. 바로 “뭐라도 해야지” 하는 사람들이다. 음주 운전자 처벌에 관한 ‘윤창호법’이 그랬다. 희생을 당한 친구를 위해 뭐라도 하는 학생들이었다. 어쩌면 “뭐라도 해야지”에 부정적인 의미를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작은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 변화를 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니까.

  다시 D.P.로 돌아가서. 필자는 절대 D.P.에서 조 일병의 행위를 미화하거나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의도가 어떻든, 윤리적이지 않고 폭력적이니까. 그럼 군대는 바뀌었을까? 최소한 군대를 다녀온 최근의 사람들이 ‘라떼는….’ 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 보면 군대가 바뀌긴 바뀐 것 같다. 그럼 어떻게 바뀌었을까? 아마도 정책담당자가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부조리 고발했던 병사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그렇다. 군대는 그렇게 변해간다.

  우리는 많은 어려운 일에 직면해 있다. 학생 개인은 코로나 시국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야 하고 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에서 발전을 모색하고 있고 국가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안에서 뭐라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바로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뭐라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뭐라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응원해 보자. 이것도 뭐라도 하는 것이니까. 자신을 우리 학교를 그리고 나라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은 우리 모두고 뭐라도 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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