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표자와 학생사회는 동의어가 아니다. 엄연하게 학생사회와 학생 대표자는 다른 개념이다. 학생사회의 구성원은 학생들이며, 학생 대표자는 학생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활동을 한다.
  따라서 매년 학생회 정기선거는 누가 학생사회를 더 잘 발전시킬 수 있는지 그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주목적이다. 매년 각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는 치열한 정책적 고민과 학생사회의 시의적절한 의제를 도출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학생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약을 준비한다. 이에 학생들은 각 선본의 공약을 믿고 기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그 결과로 학생대표자는 정당성을 부여받고, 학생들의 권한을 위임받는다.
  이렇게 선출된 학생 대표자는 학생 사회를 대변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학생 대표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학교 본부에 관철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권리와 의무는 상충되지 않으며, 상호보완관계를 통해 선순환을 만든다. 그동안 학생 대표자들은 이 선순환의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이어나가야 할 학생 대표자가 올해에만 3명이나 낙마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지난 4월 연대 논란으로 인한 숭실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지난 9월 음주 논란으로 인한 경영대 학생회장 △지난 9일(화) 부적절한 발언으로 후보자 등록을 취소한 제62대 총학생회 선본 정후보(전 사회대 학생회장) 총 3명이다. 학생사회는 학생 대표자에 대한 신뢰를 점차 거두었고, 점차 학생사회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사회는 최후의 보루이다. 학생사회가 무너지는 것은 곧 학교가 무너지는 것이다. 국민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국민이 무너져서는 안 되듯, 학교의 학생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학생 대표자가 신뢰를 잃고 학교본부가 소통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학생사회는 와해되고 붕괴될 것이다.
  따라서 학생 대표자는 학생사회 붕괴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막아야 한다. 학생 대표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흔들릴수록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대체 학생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결과를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그 행동은 현재 초심으로 시작하는 각 선본과, 초심을 되새기며 임기를 마무리하는 기존의 학생회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학생대표자의 신뢰는 스스로 쟁취해야 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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