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 웨스 앤더슨 감독
'프렌치 디스패치' 웨스 앤더슨 감독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가상 도시 블라제에는 미국에서 온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리)가 만든 주간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사옥이 있다. 이 잡지는 편집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폐간되고, 편집장의 죽음을 기리고 잡지의 마지막을 완성하고자 ‘프렌치 디스패치’의 최정예 기자 4인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들은 각자 한 편의 특종 기사를 써 마지막 호를 완성한다.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는 잡지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널리즘을 향한 웨스 앤더슨의 존경이 담겨 있다. 4인의 기사를 영화로 한 옴니버스물인 <프렌치 디스패치>는 잡지 속 텍스트를 상상력과 미장센으로 스크린에 옮기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는 ‘프렌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가 탄생하는 과정과 더불어 하나의 기사를 위한 창작 과정과 그 속에 담긴 예술적 고뇌까지 담겨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이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의 실제 기자와 기사에서 모티브를 얻어 영화를 완성한 만큼 영화는 저널리스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로 손색이 없다. 또한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장기로 가득 차 있다. 감독은 가상의 도시 블라제를 설정하여 프랑스의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현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기자 J.K.L. 베렌슨(틸다 스윈튼), 학생 운동을 취재하는 에세이스트 루신다 크레멘츠(프란시스 맥도맨드), 편집장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레이), 도시를 담아내는 기자 허브세인트 새저랙(오웬 윌슨) 등 개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우며 웨스 앤더슨이 만들어낸 완벽한 세계관에 정점을 찍는다. 동시에 흑백과 애니메이션 기법을 자유자재로 연출하며 마치 손으로 넘겨보는 잡지의 세계가 시각적인 세계로 옮겨진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물론 <프렌치 디스패치>가 네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고 있으며 국내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측면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웨스 앤더슨이 구현해 낸 완벽한 세계를 감상하고 뜯어보다 보면 웨스 앤더슨 감독만이 줄 수 있는 영화적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