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들은 낯선 것이 되었고, 서서히 당연함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심지어 감사하기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조만식 3층과 도서관을 잇는 문이 개방되었다든가, 과방에서 10시까지 있을 수 있다든가 등등을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와 함께 2년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잠시 학교를 떠나 있었던 나로서는 종종 그 감사와 감탄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누려야 할 ‘당연함’은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중 이것만큼은 당연하다고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 있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학생식당’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3, 4년전 우리의 아름다움을 마스크로 가리지 않던 시기, 학생식당은 식당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국밥이 6000원 하던 시절, 그때도 학생식당은 3000, 4000원의 푸짐한 한 상을 제공했다. 부유한 자도 가난한 자도 맛있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낙원 같은 곳이었다. 더군다나 한 달에 한 번 있는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전날 저녁부터 배를 고프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뿐만인가? 학생식당은 팀플의 성지였고, 토론의 장이자, 우리의 추억의 장소였다. 우리는 주로 그곳에서 토론과 팀플을 하며, 가감 없이 지식의 나래를 펼쳤다. 그러나, 이제 그곳은 “넓은 들 동쪽 끝 지줄대는 실개천”을 상상하듯, 향수를 부르는 추억의 장소로 사라져가고 있다.  
  이 사라짐은 나에게 당연하지 않다. 누군가는 코로나로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25일부터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였고, 서서히 코로나가 종식되어 가는 과정에 여전히 학교는 침묵하고 있다. 그래, 코로나 종식될 줄 예상 못했다 치자. 그렇다면 왜 대면강의는 강행하면서도 학생식당은 열어주지 않는 것일까. 왜 교생식당은 열면서 학생식당은 열지 않는 것일까. 결정적으로 왜 하루 식비 1-2만원을 쓸 형편이 없는 청년들을, 학교가 책임져야 할 (대면으로 인해 상경한) 학생들의 사정을 외면하기만 하는 걸까? 근본적으로 이것들은 해결되지 않는 질문이다.
  쓸쓸하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들을, 생각들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 쓸쓸한 건, 잃고 있다는 생각조차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화석의 꼰대발언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학생 때만큼은 “행복했다!” 회상하는 헬조선의 호모사피엔스가 되길 원한다. 하루 빨리, 그곳에서 떠들 수 있길. 하루 빨리, 학교가 학생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길. 간절히 이 글을 쓰며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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