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시민들은 이제 점차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으며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는 등 사회 곳곳에서도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초·중·고교의 2학기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였고, 본교에서도 일상 회복과 학교 공동체 회복, 학생 상호 유대관계 활성화 등을 위해 대면 수업 방식을 원칙으로 2학기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수업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게 되어 비대면 수업 방식이 초래했던 여러 문제점이나 불편함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감염으로 인해 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시 결손을 보완하는 방법도 마련하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방식이 지닌 장점도 있고 무엇보다 지난 2년 반 동안 비대면 방식의 수업에 익숙했던 학생들, 특히 이제는 고학년이 된 3학년을 비롯해 2학년 학생들에게는 대면 수업 방식이 어색할 수도 있다. 교수자들 역시 기존의 대면 수업 방식에서는 찾지 못했던 비대면 수업 방식의 장점들을 대면 수업에서도 활용할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으며,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가 만족한다면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혼합한 수업 운영이 기존의 대면 수업 방식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의 변화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모습을 온전히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교수자, 학습자, 직원 등 교내 구성원들이 보다 나은 방식을 위해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한다.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대학들로서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일깨우며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대학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이미 여러 매체에 보도되었듯 서울 중상위권의 한 대학과 거점국립대 한 곳이 국내 유수의 대기업 두 군데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제의했지만 모두 거절되었다는 소식은 그 이유를 막론하고 대학가에 커다란 경종을 울린 셈이다. 두 대학의 위치를 고려할 때 극히 일부 대학들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이 원하는 수준의 인력양성은 사실상 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늘려 교육한다 해도 막상 졸업 후의 취업은 보장되지 못할 가능성이 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대학 진학 이유 중 매우 중요한 이유의 하나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된 오늘날 이처럼 미취업 현상이 지속된다면 그 책임은 기업보다는 고스란히 대학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며 대학들은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기 십상이니 가뜩이나 상황이 어려운 대학들로서는 그야말로 막바지에 몰리게 된다.
  수업 방식이나 평가제도 등 형식에 대한 논의나 불만은 교수자나 학생에게는 중요한 일이지만 그런 논의가 양질의 교육과 실력 향상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따져야 할 것이다. 인력을 소비하는 기업들은 이미 대학들의 학점 인플레를 주시하고 있다. 기업들이 업무 능력, 인성, 조직 생활 등 여러 면에서 신입사원들을 평가할 때 그 평가가 단순히 개인에 대한 평가에 머무르지 않고 출신 학교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학들은 학생 교육에 소홀할 수 없다. 본부만이 아니라 교육의 당사자들인 교수자와 학생들도 이에 대해 고민하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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