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플레이션 전쟁’이라고 할 만큼 △물가 △환율 △금리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물가 △환율 △금리의 상승세는 우리의 일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왜 △물가 △환율 △금리가 상승세에 있는지, 내년 경제 상황은 개선될지 살펴보자.

과자 양이 줄어들고, 아이폰이 비싸진다

  지난 6월 롯데제과는 카스타드 대용량 개수를 12개에서 10개로 줄였고, 지난 8월 꼬깔콘 과자를 72g에서 67g으로 변경 했다. 지난 9월 16일(금) 애플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일부 제품과 서비스 비용을 인상했다. 아이폰 14는 전작인 아이폰 13 대비 16만 원 인상된 120만 원부터 가격이 인상됐다. 또한,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저금리로 대출 받은 2030세대에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 부동산 R114 임병철 리서치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로 대출 받아 주택에 투자한 2030세대에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 했다.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현재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3고 행진’에 있다. 한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부터 5% 이상 상승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1분 기까지 계속 5%대 유지할 전망이다. 실제로 10월 가공식품 물가지수가 113.18(2020 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 상승했다. 이는 2009년 5월 10.2% 상승한 이 후 최대 상승률이다. 가공식품 중 △식용유: 42.8% △밀가루: 36.9% △부침가루: 30.8% △국수: 29.7% 순으로 물가상승률이 가팔랐다.

  지난 9월 30일(금) 미국 화폐 1달러 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당 환율 은 1,441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감염증바이러스-19(이하 코로나 19) 이후 최고점이었던 미국 달러당 환율 1,285원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지난 7일(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 6일(일)에 비해 6.8bp(1bp=0.01%p) 오른 연 이자 4.186%를 기록했다. 지난 10일(목) 한국개발연구 원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당분간은 채권 금리가 조금 천천히 인상될 전망”이라 고 밝혔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과 돈의 가치가 하락함을 의미한다. 이는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가, 월급 빼고 오르는 이유 1:  석유가격 폭등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한 이후 전 세계의 석유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3월 국제 유가는 브랜트유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OPEC 석유수출기구에 따르면 러시아는 사우디아 라비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 에서 세 번째 원유 생산국으 로 석유 수출국으로서는 세계 1위 국가다.

  지난 3월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러시아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본지 1287호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를 흔들다” 기사 참 조). 유럽연합도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 유 수입을 90% 줄이기로 합의해 러시아 가 아닌 중동 등지에서 석유를 수입한 것 이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2 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7월 석유 생산 증대를 거부하면서 유가 상 승을 더욱 촉진했다. 중국이 최근 수입 봉쇄를 풀면서 석유를 대량으로 수입해 석유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유가의 상승은 석유로 만드는 제품뿐만 아니라 수송비의 가격 상승을 유발해 국 민총생산, 고용 및 물가에 영향을 주고, 불 경기의 원인을 제공한다.

  유가의 상승은 크게 공급 충격과 수요 충격을 발생시키며 경제에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한다. 미국 원자재 중개거래사 프라이스퓨처스그룹 필 플린 선임 시장은 “유가 상승은 경제 전반에 크게 작용하기 때 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물가, 월급 빼고 오르는 이유 2: 곡물가격 폭등과 시중 화폐량 증가

  국제곡물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 라이나는 밀과 보리를 비롯한 세계 곡물 수출량이 높은 국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하고 각종 경제제재와 내부 상황으로 인해 양국의 곡물 수출이 장기간 막히게 됐다. 이에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본지 1291호 ‘가속화되는 식량 위기, 우리나라 식량안보 중요성 제기돼’ 기사참조).

  지난 4월 7일(목)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 톤 당 곡물선물가격은 △밀 475.46달 러 △옥수수 295.56달러 △대두 58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밀 평균선물가격인 258 달러에 비해 올해 84%나 폭등했고 옥수 수는 31%(2021년 평균가 225달러), 콩은 22%(2021년 평균가 501달러)로 높게 오른 수치 값이다. 지난 9일(수) 미국곡물협회는 “국제곡물시장이 내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곡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의미인 ‘에그플레이 션’이 본격화된 것이다. 한은 김웅 조사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곡물 수출 국의 식량 수출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이 라며 “한국의 경우 쌀을 제외한 식량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화폐량 증가도 물가 폭등에 한몫 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 에 대비하기 위해 한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은 시중에 많은 양의 돈을 푸는 양 적 완화를 실시했다. 각종 경제 정책으로 인해 화폐량이 많아지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지훈 교수는 “최근 한국 통화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 했다.

물가, 월급 빼고 오르는 이유 3: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증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소비가 활발해진 상황이 물가 상승에 영향 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 KOSIS에 따르면 지난 10월 외식 물 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4.2%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4%을 웃도는 수치다. 39개 외식 품목 가격 모두 지난 해 말보다 올랐다. 특히 치킨이 6.6%의 상 승률을 보여 가장 컸으며 자장면이 5.5%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 6월 BC카드가 발표한 ‘거리두기 단계별 식당·주점업 매출’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18일 (월)부터 30일(토)까지의 식당 매출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지난 3월 1일(화)부터 20일(일)까지의 식당 매출에 비해 27% 증가했다. 주점 매출도 같은 기 간 47% 증가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대면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기획재정부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방역 조치 해제와 현재 일어나는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개인 서비스 물가는 다음 달에 도 상당 폭 상승세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미국의 손짓에 흔들리는 한국

  미국의 물가 상승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6월 22일(수) 경제 전문 미디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물가 상승에 일정 부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공급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에도 지난 9월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 률은 8.2%로 고물가 상황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00원대로 상승한 상황이다. 한국의 금리와 환율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정 경제전망실장은 “미국 달러 수요 증가 현상은 한국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경제 이론 상 미국처럼 금리를 크게 올리면 물가가 내려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 다. 문제는 대출이 많이 묶여 있는 경우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소위 ‘영끌족(무 리하게 대출받는 사람)’들이 인상된 이자를 연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경제 의 위험 요소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한국 금융연구원 신용상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부동산 가격까지 영향을 받게 되면 서 과도하게 빚을 내 주택을 구매한 사람 사이에서 주택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 요소가 있음에도 한은은 개인의 빚 증가 해소와 물가 상승 등을 이유 로 금리 인상에 계속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금) 한은 이창용 총재는 “금리 상승으로 지난달 대비 이번달 달러당 원화 환율이 일주일 만에 100원 넘게 급락하며 달러 수 급의 숨통이 트였다”고 밝혔다.

미국도 꾸준히 금리 상승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이 이달 말까지 기준금리를 4회 연속 0.75%p 인 상한 뒤 내년까지 최종금리를 5% 안팎까 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 2일(수) 연준 제 롬 파월 의장은 “여전히 물가는 높다”며 “금리 인상 속도는 다소 늦추겠지만 이전 보다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금리 상승을 통해 한국경제 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빠른 속도 로 올리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 경기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내년에도 침울한 경제 상황

국제통화기금이 지난 10월에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업데이트’에 따르면 내년 세 계경제 성장은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금융 연구원의 ‘2023년 우리나라 주요 경제지표 전망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GDP 성장률은 1.4%, 하반기는 1.9%로 통합하여 연간 GDP 성장률은 1.7%로 예측했다. 기 획재정부 방기선 1차관은 “미중 간 갈등에 지정학적 위기까지 더해지며 어려운 상황 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극히 어려운 경제 환경에 대응하여 경제 정책의 운용은 갈수 록 어려워 다양한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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