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대학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그 결과를 놓고 각 대학의 재학생, 교직원, 동문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외 언론사가 주도하는 각종 평가 결과가 대학가를 비롯해 세인의 관심을 끌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평가가 다양한 만큼 대학을 판단하는 시각이나 기준도 다양해져 대학에 들어오거나 대학 졸업생을 선발하는 기업들에게 여러 가지 선택의 잣대를 제공해 준다는 장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계가 대학평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은 대학순위를 올리기 위한 개선방안 등에 대해 컨설팅이나 세미나 등을 열어 결국은 해당 평가기관들의 수익 창출이라는 돈벌이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미 몇 해 전 한 일간지가 해외의 한 기관이 시행하는 평가 결과가 광고 여부에 따라 변동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유명한 해외 대학평기기관 수입의 절반이 한국 대학들의 광고에서 나온다는 지적이 있듯이 평가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세계대학평가의 경우 서구권의 명문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통설도 있다. 학술 평판 점수가 월등한 일본의 대학보다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국제성에서 점수가 높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영어권의 대학들이 더 높은 순위를 받는 것이 방증이다.

  그동안 많은 대학들이 순위를 올리기 위해 특정 항목에 대한 평가지표를 올리려는 ‘꼼수’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평가 항목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하니 그만한 낭비가 없다. 순위가 변한다고 곧바로 세인의 인식이나 평가가 바뀌지는 않는다. 수험생들에게는 여전히 사설학원의 배치도가 대학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대학평가는 하나의 참고 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평가에 대학들이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점점 더 평가라는 올가미를 벗어던지기 어렵게 된다. 다만 대학평가를 통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통해 대학의 근본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학들은 각자 고유한 특성과 장점이 있는 만큼 우리만의 특성과 장점을 찾고 그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본교 역시 평가에서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순위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분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으니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인식하고 방안을 세우면 된다. 우리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평가에는 굳이 힘을 쏟을 이유가 없다.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의 기본 역량을 튼튼히 할 방안을 찾고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학풍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만의 가치와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이 살아남고 성장하는 길이 무엇인지, 그 길을 꾸준히 갈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인정받는다면 우리에 대한 평가는 올라갈 것이다. 교수와 직원과 학생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상황이 나빠질 수 없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평가항목의 지표를 높이는 것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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