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서 있는 게 걷는 것보다 어려울까. 포기는 쉽지만 지키는 것은 어렵다.

  숭대시보는 1919년 4월 4일 창간한 한국 최초의 대학 신문이다. 한국의 대학언론은 숭대시보에서 출발한 이래 일제의 탄압에 의해 성쇠를 거듭하다가 1945년 8.15 광복 이후 본격적으로 각 대학별로 정기적인 발행이 이루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이후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까지 대학생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대학신문의 위상과 영향력이 최고조가 달했다. 이 시기에 학생들과 학교 본부의 편집권 분쟁이 가장 치열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뉴미디어의 발달로 학내 정보 및 공지사항들을 모두 인터넷 및 모바일로 습득하면서 대학언론의 위상과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언론은 필요하다. 대학언론은 학교 정책 및 이슈 정보를 제공하고 학내 구성원들을 비춰주는 거울이자 길잡이다. 또한 일차적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자존심을 함양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학언론은 교내 정보지나 기관지의 성격을 띠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대학언론의 역할은 사회참여 및 외부 지향적 성격에서 오는 것이지 교내 정보와 이슈를 제공하는 역할로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언론을 지키는 것이 대학언론인의 역할이다. 대학 안에서 인터넷과 SNS 등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역할과 기능을 발굴해서 구성원들이 대학신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위상을 만들어야한다. 또 종이 매체를 기피하는 사회적 흐름에 맞춰 종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역시 대학언론인의 숙제다.

  그러나 대학언론인으로서 변화의 최전선에 서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하다보면 어떤 식이든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함부로 행동하지 않길 바란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둘러보고 전체를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한 때일 것이다. 어떤 외부 방해에도 방황하지 않고,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헤매지 않기를 바란다. 선택권을 쥐고 있을 때 길을 명확하게 찾고 전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선택에 흔들리는 이유는 그 선택지가 최선의 선택지라고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숭대시보, 그리고 대학언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을 최선의 선택지로 두고, 지켜야 한다고 판단된 일은 양보하지 않길 바란다. 지난 3년간 대학 언론인으로서 배운 것은, 때로는 흔들리지 않아야 꽃이 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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