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졸업 시즌이 시작되었다. 특히 이번에 대면으로 치러지는 졸업식은 규모로 보면 3년 만에 처음으로 행해지는 대규모 전교적인 학사 관련 행사이니만큼 그 의미가 더 각별하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졸업생들에게 치하와 격려를 보낸다. 이제 어엿한 성인의 일인으로 사회에 나가 자신의 기량과 잠재력을 한껏 발휘하여 숭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듬직한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졸업생들이 삶을 영위할 사회는 여러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준과 가치를 요구한다. 수년 전부터 거세게 일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더해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는 급작스럽게 변해야 했다. 새로운 표준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우리 곁에 자리를 잡아 우리로 하여금 그동안 익숙하고 당연시하던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게끔 만들었다. 새로운 표준은 미래 사회의 한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되었다. 흘러간 물을 되돌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가 마주할 미래 사회는 이전과는 다르다. 새로운 시대는 과거의 전통과 가치관 대신 새로운 가치를 필요로 하며 그것으로 유지되기 마련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새로운 규칙에 적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새 시대에 맞는 인재도 필요하다. 이런 시대에 대학은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인공 지능이나 기계 학습을 이용한 문명의 기기들이 점차 사람의 일을 대치하고 있으며 독점적인 사람의 영역이라 간주했던 예술 창작 분야에서도 이미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명의 기기가 범람하고 사람이 하던 일을 점차 침식하는 시대에 사람이 할 일은 무엇일까?

  미래 사회의 핵심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 글로벌/글로컬 시대, 화합과 공존,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 보존 등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공통적인 화두의 일부다. 기술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사회적인 관심도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발달시키고 그 기술로 사회가 변한다면 초점은 당연히 변화의 주체인 사람에 맞춰야 한다. 여러 미래학자나 사회학자들이 언급하는 미래 인재상에서 공통적으로 꼽을 수 있는 요소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그들과 같이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 정보와 데이터의 홍수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자신에 맞게 재생하여 남과 차별화시키는 능력, 익숙한 사물이나 생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응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융합적 능력이다.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것이지만 우리 대학들이 이런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중요하며 인재 역시 다듬고 정리해야 동량지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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