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4년을 숭실 교정에서 지낼 새내기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앞으로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기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중고교에서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책상 앞에서 씨름했다면 대학에 들어온 지금부터의 4년은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의 공부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라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우는 시간이다. 비교적 동질 집단이었던 중고교와는 달리 대학은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기에 진정한 공동체 생활을 배우기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성공하는 데 필요한 능력인 만큼 공부 못지않게 사회생활에도 신경 쓰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타율적으로 살던 습관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내고 판단하며 결정할 수 있는 주체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남의 눈치를 보고 남의 의견만 따르다 보면 그 삶은 타인의 삶에 불과하다.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선택의 매 순간마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정하기 전까지는 주변의 도움을 받고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결정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연히 자기 자신이어야 하며 그 결정에 따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그 사람의 역량이다. 대학에 들어와서 자신의 앞길에 대해 스스로 준비하고 개척하는 주체적인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자신의 능력이 무엇이며 어떤 잠재력이 자신 속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계발하는 것이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요즘의 대학들은 학생들의 능력 개발을 돕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과 함께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항상 깨어 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 사회가 창의융합형 인재를 바란다는 것은 익히 알고들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창의융합형 인재이다. 수동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뛰어넘어 쉼 없이 자신을 살피고 주변에 눈과 귀를 열어 놓으며 항상 탐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숭실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진리와 봉사를 건학이념으로 설립되었다. 숭실의 정신은 학문에 정진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도 매우 중요시하게 여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인간이란 말은 사람 사이라는 뜻이다. 이는 세상은 나만이 사는 곳이 아니고 우리가 공동체를 형성하며 함께 살아야 하는 곳임을 말한다. 숭실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공부에 정진하는 동시에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나와 다른 이들과 기꺼이 더불어 사는 한 단계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 같은 인재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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