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공급난과 양적완화 등으로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본교 중문 인근 대학가(이하 고민사거리)에 있는 식당에 가면 높아진 가격대에 밥 한 끼 사 먹기 주저할 만큼 물가 상승은 우리 삶에 전 방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지난 1월 26일(목) 4차를 끝으로 종료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결정 사항에도 물가 상승의 영향이 존재했다. 이번 등심위 회의에서 주요한 키워드가 ‘물가 상승’이라고 지목할 수 있을 정도로 결정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이라는 거대한 현실의 벽이 등심위 회의 내내 작용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이라는 현실의 벽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은 등록금이었다. 이번 등심위 회의에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동결이었던 외국인 유학생 학부 등록금이 5% 인상됐고, 심지어 일반대학원 등록금까지 2.5% 인상됐기 때문이다. 학부생 등록금이 현재 15년째 동결 중인데, 이 동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학생 등록금과 대학원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단 등록금에서만 현실의 벽이 강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학생자치 예산에서도 물가 상승이라는 현실의 벽이 강하게 작용했다. 등심위에서 학생위원 측은 학생자치 예산 증액을 요청했지만 결국 전년도 예산과 동일하게 동결됐다. 학생위원 측이 증액을 요청한 근거로 중도 탈락률 감소와 재학생 충원율 증가가 있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63대 총학생회 박종훈(기계‧18) 총학생회장은 “중도 탈락률 감소와 재학생 충원율 증가를 위해서 재학생 만족도가 높아야 하고, 재학생 만족도가 높아지기 위해서 문화 사업이나 복지 사업이 증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총학생회장은 “전년도 예산인 4억 6천만 원으로 지난해 진행한 행사들을 올해에 진행한다고 했을 때 그대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원인 역시 물가 상승이었다. 

  본교도 학생위원 측이 주장하는 취지에 대해 공감했지만, 역시 물가 상승이라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본교도 물가 상승을 이유로 학생자치예산 10% 삭감을 주장했고, 결국 학생위원 측과 논의 끝에 지난해와 동일한 4억 6천만 원으로 동결 편성한 바 있다.

  현실의 벽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특정 구성원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 희생과 독단이 가해지는 순간 현실의 벽은 단순한 명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성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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