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본교의 전과생들에 대한 통계를 보면 예상대로 인문대의 전과율이 가장 높고 IT대와 경영대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대 기피 현상은 비단 본교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국의 4년제 대학에서 고루 볼 수 있다. 최근 9년 동안 전국 4년제 대학 공학 계열 학과가 113개(8.5%)가 늘어난 반면 인문 계열 학과는 155개(16%)가 감소했다는 교육부의 통계가 말해 주듯 낮은 취업률로 인한 선호도 하락으로 인문계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재학생들의 전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세간에서 유행하던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이라는 말처럼 전과율과 취업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인다. 또한 본교의 전과가 타 대학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도 학생들이 전과를 쉽게 여기는 데에도 한몫하고 있다.

  각종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고 기계가 사람들이 하던 일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인문학적인 수요가 늘어날 법도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학생들이 많이 이탈하는 학과들, 특히 어문 계열 학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이탈 비율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비단 학문의 생태계에 대한 위기가 아니더라도 고학년들의 전공 과목 개설에도 영향을 줄 정도다. 우리 대학을 비롯해 충원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학들로서는 중도 탈락보다는 그나마 전과가 낫다거나, 혹은 입시 전략의 하나로 전과의 용이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해당 학과들만이 아니라 대학 자체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은 만큼 전과에 대해서는 본부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과는 학과의 교과목 운영과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만족도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대학의 구조 조정과도 맞물리기 때문에 개별 학과의 문제만이 아닌 대학 전체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타 대학들처럼 전과를 일정 비율 내에서만 허가하거나 다전공이나 복수 전공의 기회를 더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면 시행해야 한다. 학과들로서도 학생 선발에 있어서 이탈의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수시 입학생들의 전과 비율이 낮다면 전과 비율이 높은 학과에서 수시 비율을 대폭 올리거나 전원 수시로 선발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수많은 지원자의 학생부를 그만큼 꼼꼼하게 검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손 놓고 앉아 학생들을 보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 주거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여러 방안도 제시하는 것에 본부와 대학, 학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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