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1%로 지난 2021년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2.6%p 상승했다. 올해도 물가상승률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6일(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110.38(2020=100)로 지난 1월 대비 4.8% 상승했다. 이는 기준 연도인 지난 2020년에 비해 10.38% 증가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본교 중문 대학가(이하 고민사거리) 식당에 가 보면 대부분의 메뉴가 7,000원을 넘어 물가 상승이 체감된다. 한 식당의 메뉴판을 보고 문득 하루에 1만 원으로만 생활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는 하루에 1만 원만 소비하는 ‘1만 원 챌린지’를 직접 해 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단, 조건이 있다. 점심과 저녁을 밖에서 해결하면서 가능한 똑같은 메뉴를 피하는 것이다. 그래야 1만 원을 하루 동안 더욱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집 문을 벗어나는 순간의 모든 지출을 포함하기로 했다. 

  밥 먹고, 커피 마셨는데... 2만 2,000원?
  1만 원 챌린지를 진행하기에 앞서 본 기자가 평소처럼 소비했을 때 하루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지난 20일(월) 본 기자가 집을 나와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하루 동안 지출한 돈은 대략 2만 5,600원이다. 이날 본 기자가 쓴 지출 내역으로는 △점심 값: 1만 1,000원 △커피 값: 4,900원 △저녁 값 : 7,000원 △보조 배터리 대여 값: 1,050원 △왕복 교통비: 2,700원이 있다. 대략 계산해 보면 평소 지출 금액의 약 60%를 줄여야 하루에 1만 원으로 버틸 수 있다. 교통비를 줄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식비에서 줄여야 했다. 1만 원에서 왕복 교통비 2,700원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7,300원가량이다. 사실상 7,300원으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

  첫째 날: ‘쿱스켓’

  1만 원 챌린지를 시작한 첫째 날인 21일(화)에는 ‘coopsket(이하 쿱스켓)’ 편의점에서 해결해 보기로 했다. 본 기자는 적어도 쿱스켓에서는 점심과 저녁 모두 풍족하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이날 점심으로 편의점 도시락과 컵라면을 집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4,500원, 컵라면 가격은 1,000원으로 총합 5,500원이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당 금액이 저녁 고를 때 큰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 저녁 고를 때 계산해 보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800원이었다. 컵라면은 점심에 이미 먹었기에 샌드위치를 먹으려고 했다. 그러나 샌드위치 가격은 대부분 3,000원 이상이었다. 김밥에 눈길이 갔지만, 깁밥도 3,000원이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한 끝에 1,600원짜리 삼각김밥을 집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총 지출한 금액은 9,800원이었다. 쿱스켓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본교 재학생 A씨는 “쿱스켓이 그나마 저렴하다”며 “위치가 가깝고 상품도 다양해 쿱스켓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둘째 날: ‘배달 음식’

  1만 원 챌린지를 시작한 둘째 날인 22일(수)에는 지인으로부터 점심을 얻어먹어 어제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점심 값을 굳혀 저녁 메뉴를 고르는 데 있어 자유로웠다. 고민사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개인 일정이 길어지다 보니 밤이 늦어 식당에서 먹기는 어려웠다. 이에 당시 같이 있던 지인 3명과 배달 음식을 시켜 먹기로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배달 음식 가격대는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 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를 찾다 보니 ‘대윤파닭’에 눈길이 갔다.

  대윤파닭은 타 치킨집보다 가격이 저렴해 본교 학생이 자주 시켜 먹는 편이다. 이날 시켜 먹은 대윤파닭 메뉴는 ‘두마리 세트’로 배달 앱 ‘배달의 민족’ 기준 2만 4,000원이다. 여기서 배달비 3,000원을 더하면 2만 7,000원이다. 이를 4명으로 나눈 7,000원씩 인당 지불했다. 이날 총 지출한 금액은 9,700원이었다. 

  셋째 날: ‘교내 식당’

  1만 원 챌린지를 시작한 셋째 날인 23일(목)에는 교내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먼저 각 교내 식당의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했다. 학생식당과 숭실도담의 메뉴 가격은 모두 5,000원이다. 푸드코트의 메뉴 가격은 대부분 8,000원 이상이다. 스낵코너는 메뉴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6,000원을 초과하는 메뉴는 없다. 기숙사 식당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기숙사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제외했다. 

  점심과 저녁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관계로 저녁은 도담식당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도담식당 석식 가격이 5,000원이므로 점심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대략 2,300원이었다. 스낵코너 메뉴 중 2,3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튀김 1인 세트: 2,000원 △쌀떡꼬치: 2,000원 △오뎅국: 1,500원 △해쉬브라운: 1,200원이 있다. 이러한 메뉴는 식사 대용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스낵코너 키오스크 앞에서 고민하던 중 키오스크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창을 확인했다. 멤버십 포인트는 생협 조합원이 쿱스켓을 제외한 생협 매장에서 식권이나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의 멤버십이 적립되는 제도다. 적립된 포인트는 생협에서 운영 중인 △식당 △카페 △서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본 기자의 생협 멤버십 포인트가 1,000포인트가량 적립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더 비싼 메뉴를 사 먹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멤버십 포인트 1,000포인트를 통해 1,500원만으로 라면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은 도담식당에서 5,000원짜리 석식으로 해결했다. 학생식당은 저녁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지출한 금액은 9,200원이었다. 

  넷째 날: ‘고민사거리’

  1만 원 챌린지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금)에는 고민사거리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고민사거리의 메뉴 가격이 대부분 6,000원 이상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당을 찾아야 했다. 본 기자가 선택한 메뉴는 ‘만나식당’의 4,000원짜리 짜장 라면이었다. 이날 점심을 늦게 먹어 저녁을 먹지 않을 예정이었다. 이후 교내 카페 ‘카페 331’에 가서 3,300원짜리 ‘요거바라’를 사 먹었고, 이날 총 지출한 금액은 딱 1만 원이었다.

  1만 원 챌린지, 현실화되고 있다
  하루에 1만 원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1만 원 챌린지를 하는 동안 기본적인 식사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부가적인 지출이 없어야 점심과 저녁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커피 등 음료도 구매할 수 없었다.

  본 기자가 나흘 동안 진행한 1만 원 챌린지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3일(목) 총학생회 연합 단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발표한 ‘등록금·생활비 인상에 대한 전국 대학생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2,076명 중 1,972명이 물가 인상을 체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상승 이후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항목은 ‘식비’로 꼽았다. 지역 기숙사에 거주하는 본교 재학생 B 씨는 “물가 상승이 생활비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최대한 지역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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