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를 이루는 대표적인 구성원은 △학생 △교원 △직원이다. 그중 직원은 학교의 기능을 온전히 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 학생의 권익을 위한 기구로 총학생회가 있듯, 직원의 권익을 위한 기구로 노동조합이 있다. 본지는 올해부터 3년간의 임기가 시작돼 직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숭실대지부(이하 노조) 김바울 지부장과 심재민 사무국장을 만났다.

직원 노조 김바울 지부장(좌)과 심재민 사무국장(우)
직원 노조 김바울 지부장(좌)과 심재민 사무국장(우)

  학생들은 직원 노조를 잘 모르거나 생소해 한다. 직원 노조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직원 노조 김바울 지부장(이하 김): 지난 1990년, 본교 직원들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에 따라 직원 노조를 결성했다. 직원 노조는 ‘유니온 숍’ 방식을 가진 노조다. 유니온 숍은 학교에 직원으로 들어오면 전부 노조 조합원이 되는 방식이다. 반대로, ‘오픈 숍’은 본인 의사에 따라 노조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부 3급 이상의 실‧처장급 직원을 제외하고는 직원 전부 노조 조합원으로 있다.
  직원 노조 심재민 사무국장(이하 심): 직원 노조 조합원 규모는 정규직 직원 기준 대략 160명 정도다. 정규직 직원 기준이다. 산학협력단이나 생활협동조합 등 각 단위별로도 직원 노조의 지회로 있다. 지회까지 합치게 되면 약 250명 규모다.

  ‘유니온 숍’ 방식임에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직원이 있는가.
  심: 유니온 숍은 말 그대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방식이다. 방식에 예외적인 상황은 없지만, 학교에 있는 모든 직원분들이 노조에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입하지 않은 직원은 2년 미만의 계약직 직원이다.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별도로 계약을 맺은 직원도 있다.
  김: 직원 중에도 직원 노조 단체 협약 사항에 따라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일부 △예산팀장 △재무회계팀장 △비서실장 등은 조합원 의무 가입 범위에서 제외한다. 해당 기간 조합원 자격에서 제외됐다가, 전보되면 다시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직원 노조 구성이 궁금하다.
 김: 지난 2007년 관련법이 바뀌어 본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 산학협력단이 생겼다. 산학협력단 직원이 노동조합을 결성함에 따라 직원 노조가 대학노조 본부와 함께 조직 구성을 논의하게 됐다. 대학노조 본부에서는 숭실대라는 한 사업장 내에서 같은 노조 지부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지부로 구성하기에는 업무 환경이나 처우가 달라 산학협력단지회로 구성하자고 했다. 이에 지부 아래에 지회를 두는 형식으로 산학협력단지회가 먼저 생겼다. 생활협동조합에서도 노조를 결성하면서 생활협동조합지회가 생겼다. 그 다음, 각 학과(부) 사무실에 있는 조교 중 2년 이상이 돼 무기 계약직으로 계시는 분들이 있다. 약 19명 정도 됐는데, 이분들이 노조를 결성하면서 학생행정직군으로 지회가 또 생겼다. 글로벌미래교육원 강사분들도 노조를 결성하고 싶다고 하셔서 글로벌미래교육원지회가 편성됐다. 최근에 무기 계약직으로 계신 입학사정관 열 분이 노조를 결성하고 싶다고 해서 사정관지회가 생기기도 했다.
  심: 노조의 조직 구조가 어떻게 돼 있냐면, 민주노총이 가장 상위에 있다. 민주노총에는 △‘금속노조’ △‘서비스노조’ △‘대학노조’ 등 여러 산별 노조가 있다. 대학노조 내에 지역별 본부가 있다. 우리 노조는 서울 본부에 속해 있고 서울 본부 내에 숭실대지부로 있는 것이다. 지회는 우리 노조 안에 파생된 하위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
  김: 기본적으로 직원 노조에는 임원 집행부가 있다. 부지부장이 세 분 계시고 특별위원회가 3개 있다. 노조 업무를 집행하는 상무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에는 △문화부장 △복지부장 △기획선전부장 등 9명의 부장으로 구성돼 있다. △지부장 △사무국장 △수석부지부장 이렇게 셋이 같이 출마해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나머지는 지부장이 임명해 같이 일하는 구조다. 조합원 인원이 많다 보니 10명당 한 명씩 대의원 제도를 둬서 20명의 대의원이 있다.

  직원 노조만의 특징과 분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 다들 노동조합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싸우고 거칠고 이런 분위기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노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굉장히 젠틀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이 전체적인 조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심: 본교 직원 연령대는 다른 학교 연령대보다 젊은 편이다. 최근 5년 이내에 입사한 직원분들이 50명에서 60명 정도 되는데, 아무래도 직원 연령대가 젊다 보니 직원 노조 분위기에도 활력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소통도 더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른 학교 노조는 대부분 본인의 의사에 따라 노조에 가입하는데, 우리 노조는  다 같이 노조 조합원이다 보니 공동체 성향이 더 강하다. 그런 점이 우리 노조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결력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직원 노조 김바울 지부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직원 노조 김바울 지부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부장과 사무국장을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김: 입사한 지 3년 지났을 때부터 노조 부장직을 시작으로 활동을 많이 했다. △상집위 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 △수석부지부장을 맡기도 했다. 전임 지부장님 임기가 다 할 때 누군가가 지부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고 노조라는 조직이나 조합 운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본인이 지부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왕 하는 만큼 노조 지부장으로서 노조가 더 건강하고 좋은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하게 됐다.
  심: 김 지부장님께서 제안해 주셨다. 김 지부장님이 갖고 계신 방향이나 철학 등이 상당 부분 공감됐다. 대학 사회 자체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김 지부장님이 먼저 나서 주신다고 해서 본인도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봤다. 김 지부장님께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 드리고 싶어 사무국장으로 같이하게 됐다.

  지부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김: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노동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 함께하는 직원 간에도 존중하면서 직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가 하는 노동에 대해서도 존중받아야 한다.

  직원 노조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심: 최근 3년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직원 간에도 활동을 거의 할 수가 없었다. 노조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같이 유대감을 쌓고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활동을 3년간 거의 할 수 없었다 보니 이전에 비해 교류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올해 서로 더 많이 만나고, 많이 대화하고,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직원 간 취미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친한 동료뿐만 아니라 선‧후배 간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에 선‧후배 간 식사 자리를 지원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자주 있지는 않지만, 반기에 한 번 영화나 연극 관람 같은 문화 행사도 지원해 같이 소통하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 여러 활동 지원을 직원 노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 노조의 존재 의의이자 꽃은 단체 교섭이다. 교섭 부분에서 제일 큰 부분은 임금 협상(이하 임협)이다. 임금은 거의 10년 동안 동결되다가 지난 2018년에 6만 원에서 9만 원가량 인상됐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실질 임금이 5분의 1 정도 삭감됐다고 볼 수 있다. 학교가 어려우니 참는다면서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본다. 여러 가지 면에서 임금 수준을 어느 정도 보전하기 위해 이번 임협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계약직 직원에 대해서도 다른 학교에 비해 처우가 특별히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계약직 직원의 급여 수준은 최저 임금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금 학교에 정규직 직원 수와 비정규직 직원 수가 비등하게 있다. 인원이 비등하게 있다는 것은 학교에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이분들의 처우가 좋지 않으니 쉽게 나가시고, 뽑으려고 해도 잘 안 뽑히고, 일을 그만두시니 다시 뽑는 과정에서 공백이 생기고, 또 인수인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뽑히지 않으니 일이 안 되고, 정규직 직원에게 일이 몰리면서 업무가 가중된다. 당장 해야 하는 일만 급급하게 하는 악순환이 계속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체적으로 처우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개선돼야 한다. 예산 상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노사 상호 간 최선의 방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신의 성실하게 교섭하고 같이 고민해야 한다. 학교 측에서도 직원의 적정 수준 임금 인상을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임협은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진행된 적 없다. 그래서 올해 제일 중요한 목표는 임협이다. 내일 4일(화) 첫 교섭이 있을 예정이다.

  직원 노조가 계획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
  심: 오는 20일(목)이 직원 노조 창립 기념일이다. 직원 노조 창립 기념일에 직원 노조에서 교내 3주체(학생‧교원‧직원)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학생들에게 뜻깊게 다가가고자 ‘학생 나눔 행사(가칭)’를 계획하고 있다. 해당 시점이 중간고사 시험과 맞물리기도 한다. 그래서 학생분들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힘내시라는 차원에서 소정의 간식 제공 등을 진행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부분은 지금 수립해 나가고 있다.

  직원 노조와 조합원 간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는가?
  심: 지부장님께서도 조합원과 더 많이 대화하려고 노력하신다. 본인도 노조와 조합원간 많은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매주 직원 노조 사무국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보고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진행한 사업이나 예정된 사업에 관해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계속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대면으로도 조합원분들과 면담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숭대시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김: 학교에 행정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학생분도 있고 모르는 학생분도 있을 것이다. 주로 접하는 데가 민원 부서인 학사팀이나 단과대 교학팀 등이다. 학생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제대로 처리해 주지 않고 불친절하다는 말씀을 흔히 하시는 것 같다. 직원도 사람이다 보니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직원도 진심으로 학교를 생각하고 학생이 잘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숭대시보 독자라고 하면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다 있을 텐데,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력해 선(善)을 이루는 조직이 됐으면 좋겠다.
  심: 우리 노조는 언론에서 비치는 다른 노조의 모습과 다르다. 직원 노조는 어떤 이익만을 위해 모인 곳이 아니라 숭실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모인 곳이다. 물론 직원들이 일하면서 부족한 면도 있고 보완해야 할 점도 있겠다. 그렇지만 직원 자리에서 더 발전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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