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 및 20대 청년들의 우울증과 불안 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에 본교 재학생의 우울증 및 불안 장애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6월 24일(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우울증과 불안 장애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7만 8,016명 △2018년: 10만 598명 △2019년: 12만 2,039명 △2020년: 14만 8,136명 △2021년: 17만 7,166명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지난 2017년 대비 지난 2021년의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약 127.1% 급증했다. 20대 불안 장애 환자 수도 △2017년: 59,080명 △2018년: 70,229명 △2019년: 80,969명 △2020년: 92,713명 △2021년: 110,351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지난 2017년 대비 지난 2021년의 20대 불안 장애 환자 수는 약 86.8% 증가했다. 

  20대 우울증 환자와 불안 장애 환자 수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와 취업난이 지목됐다. 본교 상담·인권센터(이하 상담센터) 박은혜 연구교수는 “코로나19와 취업난으로 대학생이 체감하는 실질적 스트레스의 정도가 높아졌다”며 “대인관계의 단절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외로움 및 고립감을 심화시켰고 이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울증의 명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이 다양하게 적용돼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언급되는 우울증의 특정 원인으로는 △신체의 호르몬 균형 변화 △가족력 △트라우마 △낮은 자존감  △자기비판 태도 △정신 질환 과거력 △경제 문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분노 △과민 반응 △불안 △식욕‧체중 변화 △피로감 △슬픔 △절망감 △무관심 △원인불명 통증 △집중력 저하 △수면 문제 △느린 말과 행동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있다. 

  불안 장애는 각기 다른 정신 질환인 △공황 장애 △범불안 장애 △분리 불안 장애 등에 속하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불안 장애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특정 원인으로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부족 혹은 과다 △뇌의 구조적 변화 △유전적 결함 △트라우마 등이 있다. 불안 장애의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어지럼증 △심장 박동 수 증가 △떨림 △발한 △기절 등이 있다. 우울증과 불안 장애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불안 장애 세부 질환별 환자 수는 △상세 불명의 불안 장애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공황 장애 △범불안 장애 △기타 명시된 불안 장애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본교 재학생 중 우울증 및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학생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본교 상담센터가 조사한 ‘2022년 숭실대학교 재학생 실태조사(이하 본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478명 중 244명(16.5%)이 우울증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1년에 비해 1.1%p 하락한 수치다. 응답자의 30.8%인 455명은 불안 증상을 경험했고 그중 170명(11.5%)은 범불안 장애까지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 2021년보다 1.1%p 하락한 결과다. 지난 2021년에 비해 지난해 재학생의 우울증 및 불안 장애 비율이 다소 줄어든 이유로는 코로나19의 완화가 있다. 본교에 따르면 지난 2021년과 달리 지난해에 코로나19 일상 회복이 이뤄져 재학생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본교 재학생의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인 진로 및 취업 문제가 우울·불안감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본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6%에 해당하는 778명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로 및 취업 문제를 꼽았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 △이성 관계 △대인 관계 △건강 문제 △성과에 대한 압박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진로 스트레스, 학업, 성과주의 등과 우울증 문제는 관련이 깊다”며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학생들의 우울·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약물 치료를 제외한 우울증 및 불안 장애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심리 상담이다. 서울심리지원동북센터 한영경 팀장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본인의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이 완화된다”며 “전문 상담사나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또한 우울·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손보경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울·불안감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사회적 인식과 선입견으로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는 20대도 있다. 지난해 8월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2022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2,000명 중 20대 정신건강 문제 경험자의 66.9%가 상담센터 및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 병원 치료를 받기까지 고민한 이유로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심각하지 않아 그냥 두면 나아질 것 같아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가 각 15.2%를 차지해 모두 높은 비율을 보였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본교 재학생 A씨는 “대학생 중에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을 가졌음에도 자각하지 못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을 앓고 있는 모든 학생이 도움을 받는 사회, 정신 건강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는 우울·불안감을 느꼈을 시 빠르게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대학생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영향으로 정신과 상담에 대한 그릇된 편견에 쉽게 휩싸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많은 사람이 정신과 상담에 도움을 받아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이겨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