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취업이 더 어려울 것 같아요’라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소리를 10년 째 반복하고 있다. 어쩌면 올해는 그 쳇바퀴의 가속도가 최고조에 도달했다는 생각마저 엄습해온다. 진짜 어려운 때이다. 작년에 이미 일부 기업에서 공채 폐지를 발표했고,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공채가 늦어지자 여러 기업에서 슬그머니 공채 폐지를 발표했다. 상‧하반기로 나눠서 채용하던 공채를 없애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 채용하는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것을 알아야 커리어의 방향성이 잡힐 것이다.

  우선 공채와 수시채용의 차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 공채는 ‘정기 공개채용’의 준말이다. 일반적으로 상‧하반기에 두 번 이뤄지는데, 공채 계획이 수립되면 인사팀에서는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을 조사해 최종 채용 모집 인원을 정해 공개 모집한다. 이것이 공채다. 수시채용은 각 부서에서 필요한 인원이 있을 때마다 인사팀에 요청하여 그때그때 채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수시채용은 특채(특별채용)의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 한 명을 급히 채용하고자 할 때, 공채 시즌을 기다리지 않고 특채 형태로 바로 모집을 시작하게 된다. 앞으로는 이러한 특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채용을 모두 수시채용의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생각했을 때, 정기공채보다 수시채용을 통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수시채용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수시채용을 하게 되면 보다 빈번하게 채용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짐작건대 기존 공채 인원만큼 채용할 것이라면 결코 수시채용을 하진 않을 것이다. 즉 수시채용은 채용 인원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취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현재 수시채용의 가장 큰 방향은 채용형 인턴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기존에는 대학 방학 시기에 맞춰서 채용형 인턴을 공개채용 했다면, 이제는 각 부서에서 필요할 때마다 채용형 인턴을 수시채용하고, 그런 다음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기존의 경력직 채용과 유사하다. 경력직 채용은 원래부터 수시채용의 형태가 많았다. 예를 들어, 4월에 마케팅 부서에서 팀장급 경력직을 채용하고자 하는데, 굳이 몇 개월 기다려서 하반기 공개채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 부서에서 팀장급 채용을 4월에 1명, 5월에 2명, 6월 1명과 같은 식으로 계속해야 한다면 하반기에 모아서 공개채용 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한 한 명을 수시채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입사원까지 수시채용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시채용은 실제 업무수행결과(인턴과정)를 통해 정규직으로 그때그때 고용하겠다는 의미이다. 필연적으로 실무능력이 중요해진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도 실무능력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 열 명을 한 번에 뽑는 것과 한 명을 열 번 뽑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제 한 명을 열 번 뽑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입 채용과 1~3년차 주니어 경력 채용의 경계가 지금보다 더 모호해질 것이다.

  커리어 계획이 좀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취업 재수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러다 보면 경력 공백이 길어져서 방향을 잃게 되기도 한다. 수시채용의 시대에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취업 재수 대신 역량 중심으로 커리어를 설계하고 수시채용의 기회를 통해 원하는 기업이나 직무로 이직해나가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숭대시보에 기고했던 첫 글(1245호 월요시평)이 역량중심과 이직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대가 변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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