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에 남아 있는 731부대의 흔적     자료 : 연합뉴스
하얼빈에 남아 있는 731부대의 흔적      자료 :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려 버렸다. 시험의 연속인 관문을 뚫고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대학 정문에 발을 디뎌 보지도 못했다. 2학기에도 마찬가지다. 대학입학보다 치열한 취업 전선에 나서는 졸업생들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가르치는 사람이자 기성세대로 여러 학생들을 보기에 정말 민망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20년 세계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와 같은 전염병의 대유행은 전근대 시기에도 세계사를 바꾸어 놓았다. 서양 중세가 서서히 막을 내려갈때 즈음 유럽을 강타한 것은 우리가 흑사병이라 하는 페스트였다. 14세기 쥐에 기생하던 벼룩에 의해 인간을 덮친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3이 목숨을 잃었다. 여러 이유로 중세의 장원이 무너져가던 시기, 흑사병에 따른 인구의 감소는 농노의 몸값을 올려놓았기 때문에 장원제 아래 영주와 농노의 지배, 피지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스페인에 의한 천연두의 신대륙 전파는 원주민을 학살하였다. 흑사병을 유럽에 옮긴 이들은 몽골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미 항체를 갖고 있던 몽골인들과 달리 항체가 없었던 유럽인들은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천연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유럽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위치가 바뀐 것뿐이었다.

  우리는 731부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생체 실험용으로 쓰인 ‘마루타’ 정도는 알고 있다. 코로나의 대유행과 관련해 ‘음모론’이 제기되었다. 하나는 우한에서 실험용으로 만든 균이 실수로 퍼졌다는 것이고, 미국에 의해 우한에 퍼졌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확실치 않다. 20세기 들어 화학 무기, 병원균에 의한 공격을 목표로 시도된 것이 바로 731부대이다.

  시노즈카 요시오는 731부대에 배치되어 자신이 한 일을 증언하고 있다. 그는 “처음 본 희생자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731부대는 세균, 독가스 등의 실험시설과 생간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미국은 일본을 전쟁범죄 국가로 정하고 이에 앞장선 이들을 전쟁범죄자로 하여 ‘도쿄 재판’을 열었다. 도쿄 이외의 현지에서도 B.C급 전범 재판이 열렸다. 그러나 미국은 731부대의 모든 자료를 넘겨받는 대신에 그들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런 미국은 2003년 생화학 무기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이라크를 공격하여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인류 앞에 다가온 전염병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주고 있다. 8월 코로나19는 다시 대유행의 상황을 맞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좋을까? 8월 대유행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비판받는 어떤 목사는 ‘바이러스 테러’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바이러스로 사회가 혼란스러워야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받는다는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방역을 위해 예배 자제를 부탁한 지방 정부에 대해 부산지역의 한기총 대표는 교회 문을 닫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예배와 기도는 교회 없이도 할 수 있다.

  2020년 ‘내로남불’이 극성이다. 성추행과 관련해 서울 시장이 자살을 했는데도 집권당은 피해자를 ‘피해 호소자’로 불렀다. 이런 안하무인 격 태도는 민심을 돌리게 만들었다. 8월 대유행을 두고는 이를 방관한 미래 통합당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명하다는 정치인들이 막말을 섞어가며 상대 욕하기에 여념이 없다. 하긴 미통당은 욕먹어도 싸다. 코로나 발발 초기 죽어도 ‘우한 폐렴’ 이라는 용어를 고집하며 정치적 이득만을 노린 그들 아닌가? 사랑제일교회 민폐 세력들은 아직도 ‘우한 폐렴’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이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남 탓만 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에게는 다시 표를 주지 말자. 정치인들에게 어둠 속에 희망의 길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라 하기엔 무리인 것은 안다. 그래도 지금 다시 주문해 보고자 한다. 유권자들은 우리 안에 바이러스 정치인은 누군지 눈을 크게 뜨고 확인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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