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입법 예고돼… 소상공인 향한 갑질 문제 해결되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입법 예고돼… 소상공인 향한 갑질 문제 해결되나
  • 조민규 기자
  • 승인 2020.10.13 23:26
  • 호수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28일(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는 온라인플랫폼의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불공정 거래를 제재하기 위함이다.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통해 기존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플랫폼의 ‘갑질’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플랫폼을 향한 과잉 규제의 시발점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온라인플랫폼의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 분쟁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법안이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입점업체와 플랫폼 사용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 작성 의무를 부여한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또한 소상공인 보호와 분쟁 예방을 위해 계약서에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할 사항을 명시했다. △수수료 산정 방식 △입점업체의 정보가 플랫폼에 노출되는 기준 △자사서비스 이용 제한 여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번 법안에서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한 것은 그동안 일부 플랫폼들의 일방적인 운영 방침으로 플랫폼 사용 계약서가 원활히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은 플랫폼에게 ‘갑질’ 피해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 4월에는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기업 ‘우아한형제들’이 정액제로 운영되던 수수료 부과 방식을 주문 건수에 따라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일방적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려 당시 논란이 일었고 입점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수수료 부과 방식 변경을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실시한 ‘불공정행위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점업체의 37.5%는 “플랫폼의 과실에도, 과실 비용을 판매업체에 떠넘겼다”고 답했고 입점업체 10.4%는 “플랫폼에 제때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고 늦어져도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법 제정을 통해 앞선 갑질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해 입점업체의 플랫폼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기존 공정거래법으로는 처벌에 한계가 있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라고 법안 제정 취지를 밝혔다.

  법 적용 대상은 플랫폼 중 매출액 100억 원 이상 혹은 중개거래액 1천억 원 이상인 사업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정위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네이버 △구글 △쿠팡 등 26개의 대형 플랫폼이 법안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넷플릭스 등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기업 간 거래 플랫폼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대형 플랫폼으로부터 받는 소상공인들의 갑질 피해가 줄어들 전망이다. 공정위 조성욱 위원장은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가 어려운 소상공인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사업자에게 내려진 시정 방안을 공정위가 인정해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동의의결제도를 법안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류필선 홍보부장은 “이전까지 플랫폼들을 규제할 법안이 없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는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디지털 공정경제 대책’을 통해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플랫폼 간 거래에서 규제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이와 연관된 첫 번째 규정이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업계는 이를 시작으로 규제가 점차 강화돼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김상배 교수는 “국가 간 플랫폼 경쟁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규제뿐 아니라 발전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다음달 9일(월)까지 입법 예고하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바로 통과하더라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 에 해당 법안은 이르면 오는 2022년 상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