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스토리』 짐 배것 저
『퀀텀스토리』 짐 배것 저

  20세기에 들어서며 물리적인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근본부터 바꿔 놓은 두 가지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다.

  상대성이론은 20세기 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 한 사람의 깊은 통찰의 결과물이다. 조금 복잡한 수학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고전역학의 영역이고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정지해 있는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르고, 낮은 지대에 사는 사람의 시간은 높은 지대에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른다는 등의 재미있는 결과를 얻는다. 많은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쓰여 온 이 부분은 놀랍게도 실험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한편, 양자역학은 그 결을 달리한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모두 이해했다고 자만하던 인류는 19세기 말 흑체복사 문제를 만나면서 자신들의 완벽한 과학지식 체계가 근본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로 약 30년에 걸쳐 닐스 보어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이 끝없는 토론과 논증을 통해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론을 완성하게 되는데 그것이 지금의 양자역학이다. 계룡산에서 30년 도를 닦고 내려온 사람이 주장할 법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드려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양자역학의 세계이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든 못 하든 양자역학의 기이함을 믿고 안 믿고는 우리의 문제이고, 진실은 그것이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의 실체라는 것이다. 상대론의 효과가 우리의 일상에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에 반해,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통신 등 모든 현대과학기술은 양자역학의 기초위에 세워진 것이다.

  요즈음은 양자역학, 양자현상이라는 용어가 인문사회학, 법학 심지어 신학 등 물리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적당히 이해되고 적당히 오해되어 공공재로 쓰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실체를 알고 싶지 않은가? 내가 사용하는 양자현상이라는 용어가 실제로 어떤 의미인가? 이 세상의 실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의 직관에는 근본적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가진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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