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교 상담·인권센터에서 개인 상담 및 개인 심리 검사를 받은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개인 상담 건수는 지난 2020년 3,652건에서 지난해 4,633건으로 전년 대비 약 28%p 증가했으며, 개인 심리 검사 건수는 지난 2020년 1,200건에서 지난해 3,254건으로 전년 대비 약 169%p 증가해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제되고 코로나19 이전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상반기 대비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 진료 인원은 15.9%p 증가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을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증상이 발현됐거나 심리적 어려움을 스스로 느껴 개인 상담 및 개인 심리 검사 프로그램 신청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심리를 살펴보게 됐다는 점에서 상담·인권센터로 사람들이 몰린 것이 코로나19 덕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전에는 여러 활동으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 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등교 및 재택근무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발생했다. 사적 모임 제한으로 대면 만남도 자제돼 혼자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이 사회적 고립과 우울을 야기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자신의 심리와 정신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였다. 개인은 대인 관계 속 잡음을 멈추고 자신 주위의 사회적 관계망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또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자신의 성향과 기질, 그리고 결핍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심리 검사와 같은 지표 및 상담과 같은 심층 분석이 있다. 심리 검사 및 상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휴식이나 치료로 이어질 수 있고, 해결점을 찾으면 자아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이 됐든, 잠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자신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사회적으로 MBTI 등 개인 심리를 분석하는 것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MBTI 심리 검사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심심해진 사람들로 인해 유행했다고들 말한다. 실제 MBTI는 심리 지표로 이용되기도 하고 검사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결과를 보며 자신과 일치한다면 어느 점이 공감되는지, 일치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떻게 다른지 스스로 살필 수 있기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다른 심리 검사 및 심층 상담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자아 성찰 및 발전의 일종이다. 바쁜 사회 환경에 적응한 사회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특별한 자아 주체인 ‘나’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19 감염병 펜데믹의 시대는 넘어갔다. 이제는 알아서 감염병을 피하고 알아서 살아남는 각자도생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 특히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마음을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루하루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개인의 심리적 안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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