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대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묻는 질문에 총학은 ‘소통’이라고 대답했다(본지 1284호 ‘“학생이 즐거운 학교, 소통하는 숭실을 만들겠다”’ 기사 참조). 그러나 회의록 게재가 지연됨으로써 학생들의 알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현실로 인해 총학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되물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에도 중앙운영위원회의(이하 중운위) 회의는 월요일마다 진행됐다. 그러나 총학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회의록은 지난 2월 21일(월) 진행된 11차 중운위 회의를 마지막으로 5주째 감감무소식이다. 중운위 회의에서는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단과대학·단일학부 학생회장 △동아리연합회장 등 학생 대표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학생 사회를 위한 사업 및 정책을 논의한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학생 대표자들의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야 정책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에 나아갈 수 있다.
  본교 총학생회칙 제23조(회의록)에 따르면 작성된 회의록은 7일 이내에 총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회의가 종료된 뒤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총학생회칙 제23조 1항에도 명시된, 통상적인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 대표자들이 모여 논의하는 중운위 회의록은 학생 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결정된 의사가 올바른지 학생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총학은 회의록을 작성해왔다. 또한 이를 7일 이내에 올리는 것은 학생의 알 권리를 위해 꼭 필요한 장치다.
  한편, 지난 몇 년간 총학의 회의록 게시 지연으로 인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학생들은 논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회의록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총학 송제경(통계·18) 총학생회장은 “중요한 부분은 매번 카드 뉴스로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의록이 6주째 올라오지 않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요한 결과뿐만 아니라 논의 배경과 과정이 담긴 회의록이 규칙적으로 게시된다면, 이를 통해 학생 대표자들은 학생들의 신뢰를 얻어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통’이라는 명확한 비전으로 출범한 이번 총학은 학교 본부와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선’이 되고자 다양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과 학생을 잇는 선에는 그만큼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러한 총학에게 소통은 어쩌면 상투적인 표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피상적인 소통만을 외치는 학생 사회의 현주소를 다시 짚어야할 필요가 있다.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이라는 토대가 탄탄해야 한다. 이 토대는 학생과 학생의 신뢰 속에서 견고해진다. 총학이 펼치려는 주요 사업과 중요한 정책에 학생들의 신뢰가 기초로 작용한다면 더 많은 참여와 지지를 끌어낼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학생 사회가 흘러가는 방향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총학은 중운위 회의록을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하며 학생과 학생부터 연결하는 ‘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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