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global ventures)는 라이프 사이클의 매우 이른 시점에 여러 국가에 분산되는 벤처이다. 즉, 국내에서 성공하여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를 기본으로 핵심비전을 달성하려 하는 벤처들이다. 글로벌 벤처는 글로벌화에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자산을 세계에 제공함으로써 세계화를 시도한다. 즉, 비용을 낮추거나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또한, 기존의 사업 방식을 확장하고 개선하기 위해 세계로 진출하는 벤처이다. 두 번째 유형은 세계가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를 활용하려고 그들의 사업에 엮이는 벤처이다. 

  먼저, 벤처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세계화하려고 하는 사례를 살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사례로 Rick Desai와 Nicholas Begich에 의해 2009년에 설립된 대시파이어는 초기 기술개발로 미국의 스타트업을 돕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술적 지식이 적은 창업자들을 위해 기술적 도움을 제공한다. 특히 프로토타입 개발 및 비즈니스 기술 설계와 같은 업무 제공이 주력 상품이다. 또한 고객사에게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시파이어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 가능한 이유는 회사의 운영구조에서 기인된다. 인도와 크로아티아에서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를 저임금으로 고용하고 있기에 낮은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제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을 하는 진부한 클리셰의 획기적인 변형으로 온라인 서비스라는 회사의 운영방식을 십분 활용한 사례이다. 또 다른 사례로 핀란드의 프리머스 벤처스(Primus Ventures)를 들 수 있다. 프리머스 벤쳐스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파트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파트너들은 전문적 지식을 활용해 고객사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의 컨설팅을 설계한다. 또한 스타트업 펀드로서 특정 지역의 재정적 격차를 해소하고, 선진 경제에서 배운 사모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며, 설립자들의 선진 경제와의 전문적인 연결을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고객사는 프리머스 벤처스의 지원을 바탕으로 벤처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종종 실리콘밸리로 가는 다리로 경유하기도 한다.

  다음은 세계가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글로벌 벤처 사례이다.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은 2007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중심의 벤처 캐피털 기업 및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중 하나로 베를린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의 이베이, 그루폰과 같은 성공적인 인터넷 사업을 파악하고,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사업을 확장하려는 벤처 개발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로켓 인터넷은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화를 활용한다. 컨셉트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모토로 로켓 인터넷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에 가장 적합한 국가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로켓 인터넷은 새로운 전자 상거래 벤처 기업이 요구하는 초기 back-end 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중앙집중식 기술그룹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 또한, 벤처기업이 외부 자금조달을 모색할 필요가 없도록 자금 조달 프로세스도 중앙집중화했다. 두 번째 사례인 Elance-oDesk는 훨씬 더 글로벌화된 기업으로 기업과 프리랜서들을 원격으로 연결하고 협업하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이 기업은 2013년에 경쟁회사인 Elance와 oDesk가 합병함으로써 탄생했다. 고용주가 전 세계에 위치한 프리랜서 및 에이전시와 인터뷰, 고용 및 작업을 할 수 있으며, 프리랜서는 프로필을 만들고 일자리를 입찰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결제 처리와 관련된 많은 부가 업무를 처리하며 연결이 성공한다면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2백만 개의 기업과 8백만 명의 프리랜서가 180개 국에서 이 플랫폼을 이용한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이라면 ‘글로벌’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업 시간에 ‘글로벌’, 또는 ‘세계화’ 등의 용어를 빈번하게 들어 봤을 터이다. 특히, 인터넷과 컨테이너 운송의 발달은 세계화를 가속화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창업 부분에서 글로벌이라는 표현은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 또는 스타트업은 국내에 한정된 용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을 사용할 수 있는 회사는 무역관련 회사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의 전유물으로만 생각한다. 갓 창업한 스타트업은 글로벌과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글로벌과 창업을 접목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회사를 탄생시킬 수 있다. ‘대시파이어’처럼 저렴한 임금의 기술자들을 고용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으며, ‘Elance-oDesk’처럼 서비스를 중계하는 플랫폼 사업도 가능한 시대이다. 더 이상 스타트업은 국내를 기반으로만 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글로벌 시대라면 스타트업도 글로벌할 수 있다. 기존의 시각을 버린다면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쟁쟁한 글로벌 스타트업이 많이 창업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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