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공유회 및 다전공 박람회가 있었다. 필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서포터즈인 학생혁신단을 하고 있다. ‘비를 맞으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나’에 취하며 부스를 홍보하고 있었는데... 어떤 학생과 계속 눈이 마주쳤다.
원래는 외국인 학생에게도 팜플렛을 건네며 부스 참여를 권유했다. 학생혁신단이 주관하는 부스는 즉석에서 번역해 주며 참여를 도울 수 있었지만, 상품을 받기 위해선 총 네 개의 부스를 돌아야 했다. 애초에 외국인 유학생은 참여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계속 눈이 마주친 학생은 먼저 영어로 말을 걸었다. “이거 뭔가요?” 캠퍼스에서 학생 참여형 행사를 크게 진행하고 있는데, 영어로 된 설명은 아예 없어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행사의 취지를 설명해 주고 참여하고 싶냐고 물으니 활짝 웃으며 긍정했다. 이후 1시간가량 부스를 돌며 본교의 여러 부서와 프로그램을 번역해 줬다. 상품을 쏠쏠하게 얻어갈 때마다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 부스에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이후 일정을 물어보니 학생회관에 밥을 먹으러 간다고 했다. 어디서 먹을 것이냐 물으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학생회관에 식당이 세 종류 있다는 것과, 식권으로 무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주고 싶었다. 간단한 학생회관 투어를 진행하며 모아 둔 식권을 선물로 줬다.
여러 스몰 토크를 진행했는데, 축제에 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듣기로는 다음 주에 학교에서 축제를 진행하는데, 정확한 정보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총학생회 SNS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 줬으나, 한국어를 잘 몰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모든 게시물을 일일이 번역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교 내 대부분의 행사가 한국인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당연했다. 외국인 학생 입장에서는 자신이 행사에 참여해도 되는지조차 의아할 수 있다.
학교 본부 및 학생회 차원에서 일부 중요한 공지는 주요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영어 및 중국어 정도로만 번역해 놔도 많은 학생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당 언어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 공지는 번역해서 읽어 볼 가치가 있다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 친구와 이야기하며,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좋은 대학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