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하얀 가루가 먼저 쌓인다. 바로 제설제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밟고 지나가는 이 가루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 염화칼슘이다. 한편 남해 해안에는 매년 수십만 톤의 굴 껍데기가 쌓인다. 일부는 사료·비료로 재활용되지만 상당량이 여전히 매립·투기되며 골칫거리 폐기물 취급을 받는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풀어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굴 폐각으로 제설제를 만드는 스타트업 ‘쉘피아’의 최수빈 대표다. 2022년 6월 설립된 쉘피아는 “굴 껍데기를 자원으로 바꾸고, 국내에 거의 없던 염화칼슘 생산 기반을 만들겠다”는 다소 무모
“티켓 한 장이 ‘현장’을 바꿀 수 있을까?” 굿즈 제작자로 공연장을 오래 드나들던 송광용 대표는 같은 푸념을 반복해서 들었다. “입장은 막히고, 위조는 줄지 않고, 정산은 왜 이렇게 늦죠?” 그는 코로나의 공백기에 코드를 붙들었고, 2022년 말 ‘부스터랩(BOOSTER LAB)’을 세웠다. 목표는 단순했다. 티켓 한 장으로 ‘입장–운영–정산–팬 경험’을 한 번에 바꾸는 것. NFC 카드티켓, 운영과 수익을 동시에 바꾸다 부스터랩의 티켓에는 NFC 칩이 들어 있다. 관객은 게이트에서 ‘태깅’ 한 번이면 입장 완료, 백오피스에는 좌
“시험차에서 버려진 부품, 그게 우리 첫 번째 자원이었다” 현대차 파일럿 차량 생산기술 엔지니어였던 박상균 대표는 시험차에 쓰이고 버려지는 부품 더미를 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자원을 제대로 순환시킬 수 없을까?” 사내 스타트업 제도에서 1년간 사업화 실험을 거친 뒤, 그는 바깥으로 나와 에픽카(eficar)를 세웠다. 첫 외부 투자 약 1억 원으로 시작한 작은 팀은 지금 실시간 차량 수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시에, 적합한’ 대체부품을 제안·공급하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 관행의 틈을 숫자로 메우다 중고·대체부품 시장은 정보
외국인 환자–한국 병원 사이엔 세 가지 벽이 있다. 가격의 불투명, 품질 검증의 어려움, 언어 장벽. 김대이 헬스피디아 대표는 이 벽을 AI 에이전트와 가격 협상력으로 허무는 사람이다. “특정 병원에서 환자가 직접 치료받으면 330만 원, 저희를 통해 치료받으면 230만 원입니다” 한 문장이 이 회사의 존재 이유를 압축한다. 출발선: 왜 헬스피디아였나 김 대표의 관심은 원래 ‘비급여 가격 비교’였다. “비급여 플랫폼을 운영하다가 글로벌로 나갈 길을 찾았고, 의료관광이 보였죠. 한국 병원비가 해외보다 반값 이하더라고요” 한 국의 품질
금융과 예술 사이 ‘자금의 다리’ 첫 투자 알림은 새벽이었다. “전혀 모르는 고객이 1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조영린 에버트레저 대표는 푸시 한 줄을 ‘출발선’으로 기억한다. 추상적 구호보다 투자 버튼이 눌리는 순간을 더 믿는 사람. 목표는 단순했다. 돈은 도는데 파이낸싱은 막힌 예술·콘텐츠 시장에 금융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 그 배경은 의외로 촘촘하다. 중국계 상업은행에서 자금 운용 딜러로 출발해 미국 금융권 FX를 거쳤고, 로스쿨과 변호사를 지나 P2P 금융(8퍼센트)에서 중저신용자 모델링과 기관 자금 유치를 다뤘다. 집에서는
“나만의 캐릭터,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사는 시대.” 이 말은 이제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카카오톡 이모티콘 같은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개인이 콘텐츠를 만들고, 팬덤을 형성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문제는 명확하다. 창작자들이 콘텐츠는 잘 만들지만, 수익화와 사업화에는 서툴다는 점이다. 이 틈을 기회로 보고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핸드허그(HandHug)다. 2015년 8월 창업한 핸드허그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제품으로 만들고, 유통망을 제공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크리에이터
일본 독점 깨고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 도전하다 – ㈜TCMS 신태용 대표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의 급성장으로 2차전지 산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전략 산업으로 떠올랐다.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을 결정짓는 네 가지 핵심 소재 ―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그리고 분리막. 이 중 분리막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일본과 중국 기업의 독점 구도에 놓여 있었다. 바로 이 틈새를 파고든 스타트업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장비의 핵심 부품인 ‘연신 클립’을 국산화하며 성장 중인 ㈜TCMS, 그 선봉에 선 신태용 대
“창업자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거짓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AT바이오를 창업해 15년 만에 수백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2021년 성공적인 엑싯(Exit)을 경험한 정형학 박사가 전하는 이야기다. 이번 호의 유망 벤처탐방기는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그의 창업 여정을 담았다. 대학생 독자들에게는 한 번쯤 꿈꾸어 볼 만한 “창업 이후 성공적인 엑싯”의 현실적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퇴직금 4천만 원, 간식 시장으로 뛰어들다 정 박사의 창업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반려동물 사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박정훈 대표의 이 한마디는 그 의 창업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코오롱상사 입사 후, 블랙야 크에서 16년간 상품기획과 브랜딩을 담당하며 업계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결국 대기업의 조직 문화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전문성과 경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더라고요. 조직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들 었습니다.” 결국 그는 2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더오션스 굿’을 창업했다. 그 시작에는 절박함과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했다. “언젠가는 창업하겠다고 생각
“리티야, 나 왔어. 오늘 하루 어땠어?” 요즘 20~30대 사이에서 은근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문장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다.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재학 중인 최소정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삼냥이즈’의 서비스, AI 기반 디지털 반려 고양이 ‘리티(Ritty)’와 나누는 대화의 일부다. “게임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 창업 동기에서 제품 기획까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치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최 대표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감정의 연결을 꿈꿨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업을 준비했으며, 생성형 AI
“지쳤던 나를 살린 건 식물이었어요” 조용히 말을 꺼낸 장은석 대표는 한때 인디 음악 잡지를 발간하며 공연을 기획하던 문화기획자였다. 그러나 사업 실패 이후 거의 1년간 집에서 식물과 고양이만 돌보며 지냈다. “식물들이 주는 위안이 정말 크더라고요. 자연의 존재 자체가 나를 살리는 것이구나 싶었죠. 그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 ‘수무(綏 撫)’다. ‘편안히 어루만져 달래다’라 는 뜻의 거의 쓰이지 않는 옛말. 이름처럼 수무는 단순한 조경 회사를 넘어 ‘사람을 어루만지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벽화, 가구, 그림,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연출한 객실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을 해줄까? 했었어요. 그런데 오픈하고 얼마 안 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예약들이 몰려왔습니다” 정창윤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다이브인 그룹(DIVEIN GROUP)’은 단순히 ‘하룻밤 묵는 곳’이었던 호 텔을 감성적이고 몰입감 있는 콘텐츠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MZ세대가 사랑하는 ‘경험’을 객실 안에 들여놓은 셈이다. 창업의 시작, 공간과 콘텐츠를 연결하다 “호텔 및 상업 공간은 운영에 바쁘고 아티스트는 공간을 필요로 하죠. 서로를 필요로 하는
피부 고민을 과학으로 풀다 “긁지 말고, 발라보세요”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피부 가려움증. 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드물다. 특히 어린이, 반려동물처럼 피부가 연약한 존재에겐 더더욱. 이런 문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스타트업이 있다. 천연 소재 기반의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 ‘피텐(Piten)’이다. 브랜드를 넘어 기술로 피텐은 처음부터 기술 기업은 아니었다. 2015년, 박미성 대표는 어린이 화장품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고 입소문만으로 3년 만에 매출 10억 원을 달성했다. 이후 법인 전환과 함께 화장품 제조를
QR코드, 보안 기술을 입다 정품과 가품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 기업도 소비자도 "진짜"를 구별해줄 확실한 기술을 원한다. 이 갈증을 해소해 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보안이 적용된 ‘Layer-QR’ 기술로 주목받는 넥스팟솔루션이다. 단순한 QR이 아니다. 넥스팟솔루션의 Layer-QR은 기존 QR코드에 이미지와 보안 기술을 덧입힌 형태로, 위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기술은 오직 이 회사의 시스템에서만 생성 가능해, QR 하나로 브랜드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 "진짜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넥스팟
광고 효과 측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광고 시장이 급변하는 시대, 마케팅 담당자들은 여전히 광고의 실제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TV 광고는 시청률(GRP)만을 기준으로 평가되었고, 디지털 광고는 클릭률과 전환율이 강조되었으나, 이 두 미디어를 통합하여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기술은 부족했다. 이러한 시장의 공백을 채우며 혁신을 일으키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애드원 (ADWon)’이다. 애드원은 단순한 광고 분석을 넘어, TV, 라디오, 디지털, 옥외광고 등 다양한 채널에서의 광고 효과를 통합적으로 측정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숏폼 영상이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그러나 많은 크리에이터와 기업들은 숏폼 제작에 큰 부담과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현실 속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크리에이터와 기업을 위해 맞춤형 숏폼 영상을 쉽고 빠르게 제작해 주는 AI 영상 제작 스타트업, ‘더브이플래닛’이다. 창업 과정과 명확한 문제해결력 더브이플래닛의 이준호 대표는 21살부터 다양한 사업을 경험하며 창업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기존의 영상 제작 과정은 너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문제점을 몸소 경험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
빅모빌리티는 도심 속 유휴 공간을 재생해 화물차 전용 주차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대표 서비스인 '트럭헬퍼'는 별도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대형 화물차주에게 고정 주차 공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화물차주들의 불법 주차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차 환경을 제공한다. 빅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32개의 주차장을 운영하며 총 2만 3천 평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에서 14년간 글로벌 마케팅 및 해외 영업을 담당했던 서대규 대표는 2023년 5월, 화물차 주차 문제 해결
서울 도심에서 외국인 관광객 을 자주 마주친다면 이들의 여행 을 돕는 스타트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위아프렌즈는 방한 외국인 개별자유여행객(FIT, Free Independent Traveler)에게 맞춤 형 가게와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트리프렌드(TriPriend)’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곳곳을 보다 쉽게 여행하도록 돕는 이 서비스는 AI 빅데이터 기반의 쿠폰북 시스템을 제공하며 그 혜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창업 9년 차를 맞이한 위아프렌즈의 창업자 조계연 대표와 만나 스타트업의 성장 과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혁신 기업들 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잇더컴퍼니’ 는 건강한 간편식을 통해 소비자의 식생활을 변화시키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탐방을 통해 창업팀의 운영 방식, 시장 전략 그리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 봤다. 창업과 조직 운영: 비전 공유와 시스템 리더십 잇더컴퍼니는 창업자 김봉근 대표의 비전과 목표를 조직 전반에 공유하는 방식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주간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KPI 지표를 점검하고 비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며 이를 통해 팀
창업 네비게이션은 숭실인들의 성원으로 2022년부터 연재를 시작한지 올해로 4년차에 들어서게 됐다. 그동안 창업에 관해 다양 한 이론을 소개했으나 올해부터는 실무현장을 찾아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하는 유망 벤처기업 탐방기를 연재하려고 한다. 단순히 기업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기업들의 성공요인을 심층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벤처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직장을 선정하는 데 창업을 꿈꾸는 독자들에게는 성공적인 창업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본격적인 벤처 탐방기 연재에 앞서 먼저 스타트업(startup)과 벤처(ven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