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수)부터 21일(목)까지 ‘청와대 밤의 산책’이 진행됐다. 일명 ‘야간 개장’을 한 것이다. 해당 기간 동안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밤의 청와대를 관람할 수 있었다. 지난 6일(수)에 미리 예약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왜 청와대를 야간에 관람해야 할까 싶었다. 원래 경복궁 야간 관람을 하려다, 표가 매진돼 대체재로 찾았던 것이다. 경복궁은 조선 시대의 궁궐이며, 최소 150년 전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지금은 없는 조선 임금의 거처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경복궁 바로 근처에는 청와대가 있다. 청와대는 한국 대통령의 집무실 및 관저로 사용됐다. 어떻게 보면 조선 시대의 경복궁과 비슷하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집권부터는 대부분의 시설이 국민에게 개방됐다.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현재 집무실 기능은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의 임금은 현존하지 않는 계급이며, 한국의 대통령은 지금도 존재한다. 경복궁은 역사 탐방, 청와대는 구경 정도로 느껴진 이유겠다. ‘경복궁 관광’이라는 말은 익숙하면서도 ‘청와대 관광’은 괜히 어색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 보니 상당히 괜찮은 관광지의 형태로 구현돼 있었다. 정문부터 ‘청와대 국민 품으로’의 문구 조형물이 보였다. 푸른 기와의 본관 안팎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었다.
두 시간 동안 최대 2,000명을 예약받았는데, 체감상 그 정도로 많았다. 특히 본관 중앙의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은 사진 명소였다. 사진을 찍고자 기다리는 줄이 입구까지 길었다. 어디서 사진을 찍든 배경에 사람이 보일 정도였다.
본관 곳곳은 안내 푯말과 함께 관람객에게 전시됐다. 실제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 등을 봤다. 뉴스 속에서 자주 보던 곳이었다. 역대 대통령과 영부인의 초상화도 볼 수 있었다.
이후에는 관저로 갔다. 관저는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생활한 곳이다. 전통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다. 관저 앞에는 소나무 세 그루가 있었다. 크고 웅장했다. 과거 대통령이 심은 것이다. 관저에는 조명이 설치돼 있었다.
이 외에도 ‘신비의 숲’과 소정원 등 곳곳을 잘 꾸며 놨다. ‘밤의 산책’이 참 잘 어울리는 관람이었다. 실무적인 공간이 아니게 됐기에 경복궁처럼 역사 현장을 크게 체감하진 못했으나, 선선한 가을 날씨에 산책하기는 딱 좋았다. 서울 곳곳을 산책하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