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케언즈 감독
카메라는 과연 진실만 말할까?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했던 1970년대 후반 미국 방송가를 배경으로 한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호러 영화이다. 1971년 OBC 방송국은 주인공 잭 델로이(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를 MC로 내세워 심야 토크쇼인 ‘올빼미 쇼’를 방영한다. 올빼미 쇼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만 경쟁 방송사의 화력에 밀려 항상 2위에 머무른다. 더욱이 잭이 엽기적인 행각을 일삼는 사이비 종교 조직의 일원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담배도 피지 않는 잭의 아내가 갑작스러운 폐암으로 사망하는 등 그를 둘러싼 악재가 계속된다.
결국 시한부 아내를 토크쇼로 출연 시켰던 방송까지 시청률 2위에 머무르며 연속된 악재의 여파로 방송국을 떠났다 복귀한 잭은 재기를 위해 1977년 핼러윈 특집 생방송을 시작한다. 쇼에는 심령술사 크리스투(파이살 바지), 오컬트 회의론자 카마이클(이안 블리스), 최면학자 준(로라 고든)과 악마의 영혼이 깃든 릴리(잉그리드 토렐리)가 차례대로 등장한다. 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마치 1970년대 TV 토크쇼를 직접 보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철저히 고증한다. 효과를 위해 뿌연 화질을 선보이고, 특수효과 역시 복고풍이다. 광고 시간을 긴박하게 연출하며 백 스테이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등 촬영장의 리얼리티를 더한다. 그렇기에 스크린 밖 관객들 또한 ‘올빼미 쇼’의 게스트가 된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물론 올빼미 쇼는 생방송을 가장한 철저한 연출이다. 그러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에 맞닥뜨리게 되며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공포가 시작된다.
주목할 것은 이 영화에서 공포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단순히 초자연적 현상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가며 의심이 실체로 밝혀질수록, 진실이야 말로 개인과 집단의 욕망에 의해 너무 쉽게 가려질 수 있는 이치임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진실을 숨긴 자극적인 미디어가 넘쳐나기에 캐머런 케언즈 감독의 날카로운 풍자가 더 예리하게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