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

  Microsoft, Google(Alphabet), Starbucks, Novartis, Adobe, IBM. 모두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인도에서 출생하고 자란 인물들이 전현직 CEO 또는 Chair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는 글로벌 기업에 인도 출신 CEO가 많은 이유가 소개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시스템, 다국적 기업에서의 경력,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적 경향 등이 대표적인 이유다. 또한 위기 관리와 전략적 사고가 강하며 네트워크 구축에 능숙한 점도 꼽힌다. 한국 기업 주재원으로 8년 이상 인도에서 생활한 필자도 이 분석에 깊이 공감한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 중에 글로벌 리더를 꿈꾸며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직무 또는 글로벌 기업에 취업을 원하 는 학생들이 많다. 미래의 글로벌 리더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고민해 봤다. 필자의 경험에 근거해 몇 가지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첫째, 다양성과 다름의 수용이다. 인도에는 22개의 공식 언어가 있다. 공식행사에서는 영어와 힌디어가 사용 된다. 비즈니스 언어는 영어이다. 인종도 다양하다. 인도 북서부는 아리안족이고 남쪽은 타밀인이다. 동북 지역 인종은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다. 피부색도 다르다. 종교도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다양하다. 그들은 그렇게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한 회사의 직원들도 출신과 인종이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다툼이나 갈등은 없었다.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느껴졌다. 본교에서만 2,000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들과 교류하며서로 다른 문화와 생각을 나누고 배우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경험은 취업 서류나 면접에서 나만의 체험과 관심 분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될 것이다.

  둘째, 뛰어난 영어 구사 능력이다. 많은 인도인들의 영어 능력은 가히 수준급이다. 미영 원어민 비지니스 파트너들과 미팅할 때 그들은 공식 회의뿐만 아니라 스몰 톡(small talk)을 넘어서 오랜 친구처럼 온갖 농담을 주고 받으며 소통한다. 인도인 동료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E1 클래스라고 한다. 모국어를 익힌 5세 정도가 되면 집에서 부모와 영어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들을 E1 클래스라 하고 우리처럼 학교에서 영어를 시작한 경우 E2 클래스라 부른다. E2 클래스로 시작했지만 꾸준한 학습으로 E1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법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주로 토론을 통해 말하면서 영어를 익힌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주재원을 보기는 드물다. 대부분 비즈니스 의사소통 수준이다. 한국 국적 기업의 리더로는 부족하지 않지만 글로벌 기업의 리더가 되기에는 언어적 한계가 있다. 내가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취업의 최소 기준을 맞추는 공인 영어 성적만 확보한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어 능력이 출중하면 뜻밖의 기회가 많이 열린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취업뿐만 아니라 취업 후에는 영어가 더 중요하다. 영어를 잘하는 직원에게 우선적인 기회가 온다. 이공계 전공자가 많은 공장이나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많은 기업이 이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스타트업도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해외사업을 지향한다. 차별화된 영어구사능력으로 기회의 문을 활짝 열고 글로벌 비즈니스의 주역이 되는 숭실인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셋째, 관계 능력이다. 대가족제도는 인도의 한 특징이다.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로 상호협력한다. 내게 없는 새로운 것들을 서로 통용하고 배운다. 그래서 대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족 비즈니스가 많다. 이렇게 체화된 협력 정신은 융합과 상호작용이 강조되는 기업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일 자체보다 사람들을 중시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동료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을 중시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 시 협력 경험이나 사례를 묻는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게 없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협력한 경험이 쌓이면 취업에 필요한 나만의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글로벌 경험이다. 앞서 언급한 인도 출신 CEO 들은 최고경영자가 되기 전에 하나같이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필자가 근무한 기업의 현지인 임원이나 팀장들도 글로벌 기업의 인도지사 또는 본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비지니스에 익숙한 이들은 한국 본사의 인도 현지화 전략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 있게 실행한다. 그 결과, 회사는 성공적으로 현지 기업공개를 하는 등 모범적인 현지 진출 사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본교는 학생들이 호주와 미국 현지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국외현장실습학기제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이러한 교내외 인턴십을 통해 학점 인정도 받으면서 해외 직무 경험을 쌓아간다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 CEO로 활약할 본교 출신 인재들이 많아 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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