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환학생 생활 중 가장 많이 먹은 프랑스 음식을 꼽자면 빵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음식은 대체로 짜고 느끼해서 내가 유일하게 많이 먹을 수 있던 음식이 빵이었 다. 프랑스 사람들은 주식이 빵이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다. 처음에는 빵을 별로 안 좋아 하고 한식이 먹고 싶어서 자주 안 먹었는데, 가성비의 참맛을 알고 빵만 먹기 시작했다. 덕분에 궁핍한 교환학생 생활 중 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내가 먹었던 빵 중에서 최고의 빵을 골라 보겠다.

  1. Pasquier-Brioche tressée. 이 빵은 브리오슈라는 빵 종류인데 식빵이랑 비슷하다. 그런데 이 빵이 식빵보다 훨씬 맛있는 이유 는 빵을 한입 베어 물면 달걀과 버터의 고소 한 맛이 극대화된다. 이 빵은 안 구워 먹어도 맛있고 구워서 잼과 버터를 발라 한입 베어 물면 천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처음엔 독일의 마트에서 맛없는 식빵만 사 먹었는데 그런 나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그 시간이 후회될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가격은 2유로 정도로 한화 3~4천 원밖에 안 한다.

  2. Paris의 크로와상. 크로와상을 사 먹은 가게의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관계로 그냥 Paris의 크로와상이라고 하겠다. 나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라는 독일 국경에 있는 도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프랑스식보단 독일-알자스-프랑스 그사이 어딘가의 음식이 많다. 고로 빵을 구매해도 프랑스 것도, 독일 것도 아닌 딱 알자스 같은 고소하고 퍽퍽한 빵을 먹게 된다. 스트라 스부르의 크로와상을 한 입 먹으면 ‘이게 프랑스의 크로와상이 맞다고?’ 싶은 맛이다. 그런 빵을 먹다가 파리에서 아무 빵집에 들어가 1유로짜리 크로와상을 먹었는데 살면서 먹어본 크로와상 중에 1등이었다. 한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데 그 안의 느끼하지 않은 고소함과 우유의 향긋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천상의 맛이다. 꿀팁이 있다면 2유로 이상이면 먹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왜 냐하면 1유로대에도 정말 맛있는 크로와상이 많기 때문이다!(마트에 파는 0.5유로짜리 크로와상을 먹어도 만족할 것이다.)

  3. Naegel-피스타치오 에클레어. 이 디저트 가게는 스트라스부르의 중심에 위치하고 나는 이 빵집에서 피스타치오 에클레어를 먹었다. 에클레어는 프랑스 전통 디저트로 빵 속에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퐁당 아이싱이라는 초콜릿 코팅을 입힌 길쭉한 모양의 페스츄리다. 이 빵집은 내가 가장 자주 가는 디저트 집인데 그중에서도 이 피스타치오 에클레어를 고른 이유는 정말 완벽한 맛을 가진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 피스타치오 디저트는 대체로 피스타치오 맛이 아주 조금 나고 다른 맛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이 디저트는 “내가 피스타치오요!” 하고 입안을 감도는 피스타치오 맛이 지배적이다. 에클레어의 빵이 정말 얇아서 크림과 함께 먹었을 때 텁텁하지 않았고 달콤한 크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바삭 고소한 빵이 너무 맛있다. 에클레어는 정말 유명한 프랑스 디저트이니 에클레어가 보이면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에클레어 는 Pain, 즉 빵 종류가 아니라 패스츄리이다. 빵이라고 하면 프랑스 친구가 화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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