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 본지가 다룬 책임시간 개정안이 별 문제없이 도입된다면 2026학년도부터 전임교원의 책임시간이 연간 18시간에서 3시간 줄어든 15시간으로 변경된다. 대학 본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교원의 자율적인 연구를 장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교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연구와 교육의 균형을 조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부 학생들은 전임교원 강의가 줄어들어 교원 충원 및 수업권에 대해 우려를 표 할 것이다. 이는 만약 고정적으로 강의를 담당하던 교원이 아닌 새로운 비정년직 교원이 담당하게 된다면 수업 개설 우려 및 강의 질 우려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도에 연간 18학점 체제 변경안이 도입된 이유도 교원 충원으로 인한 것으 로 추측되는 만큼 일견 타당한 우려다. 그러나 오히려 제도 개편을 통해 강의의 다 양화와 궁극적인 강의 질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책임시간 감소로 인해 기존보다 적은 수업을 운영하며 해당 수업에서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시수 충당에 대한 교원의 부담이 줄어 기존 강의에 더 에너지를 쏟을 수 있고 투자 시간이 늘어남은 당연하다.

  반대로 강사 강의로 인한 수업 다양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개설되는 수업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매년 유사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비전임교원의 강의를 통해 오히려 다양한 수업 방식을 경험하고 동일한 내용이라도 다른 교원에게 이수하며 다양한 방 식으로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전임교원 책임시 간 감축은 단순히 수업 부담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강의 혁신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연구자로 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교수자로서 수업 진행에 있어서도 방식과 내용을 시대에 맞춰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강의는 단지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학생과 교수자의 소통과 피드백이 이뤄지는 양방향 소통과정임을 고려할 때 이번 책임시간 감축으로 강의의 질 향상과 연구 실적 향상 모두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단순한 시간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생각된다. 교원의 연구 실적 상승은 다시 교육의 질 향상으로 돌아오고 교육의 질 향상은 수업의 질 상승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선 교육 및 연구 환경 마련, 강의 개설 피드백 시스템 등 다양한 환경이 선제돼야 할 것이다. 이처럼 고등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원과 학생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로 돌아오기 위해 학생과 교원, 학교 본부 등 당사자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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