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살며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경우는 칭송되는 반면, 그 변화가 인간의 생명과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 존중 및 자유의 소중한 가치를 높이는 변화라면 긍정적이지만, 아니라면 그 변화는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질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은 미국의 독립선언서, 미국 헌법에도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이 미국 독립선언문이 구약성서 출애굽기와 신명기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많이 알려져 있 지 않다. 출애굽기가 억압적인 이집트의 전제 군주 밑에서 노예처럼 살던 히브리 사람들이 해방돼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자발적 순종을 서약하는 이야기라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오스 기니스는 그의 책 「Magna Carta of Humanity」에서 하나님이 질서를 창조하셨지만, 타락한 인간이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타락한 세상에 개입하셔서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시는 진정한 의미의 혁명이 하나님의 방법이라고 하였다. 영국의 명예혁명과 미국의 독립혁명과 연결된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자발적인 합의에 기반하고 상호 의무와 책임을 규정한 시내산 언약(출애굽기 19~24장)은 미국 헌법의 원형이 된다. 언약의 조건을 제시하시는 하나님께 이스라엘 백성이 “우리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준행하리이다” (출 24:3)라고 응답하는 것은 헌법의 기초가 되는 사회 계약의 개념과 유사하다. NYU 로스쿨 제리미 월드론 교수도 구약성서의 창조주와 히브리백성 간 언약과 사회계약론의 유사성에 동의했다. 출애굽기의 모세, 모세를 보좌하는 아론과 훌, 백성의 대표인 장로들이 공동체의 중요한 결정을 함께 논의하고 참여하는 역할은 초기의 대의제를 보여 준다. 현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 시민의 권리에는 책임이 수반된다. 미국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이 도입한 권력 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스코틀랜드 출신 목사였던 그의 스승 존 위더스푼에게서 배운 것 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며 우리는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모든 권력은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에 권력 분립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선한 인간은 혁명을 통해 이 땅에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는 프랑스 혁명과 연관된 급진적 좌파 사상은 항상 유토피아 적이다. ‘유토피아’란 말의 뜻이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인데 이를 추구 하려다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급진 사회주의는 창조주 신을 부정하고 권력집중원칙을 찬양했고 독재로 많은 이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빼앗아갔다. ‘공산주의 흑서’는 약 1억 명이 공산주의혁명으로 전세계적으로 죽임을 당했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 대두될 여러 문제들-낙태, 안락사 등-에서 인간의 생명과 자유의 가치에 대한 분별력 있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패하기 쉬운 인간의 속성, 권력의 남용 가능성을 직시해서 권력 배분 및 공정한 사법 판 단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자. 숭실인들이 개인의 존엄성, 소중한 자유, 혁신적 시장 및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소중히 여기는 분별력 있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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