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04학번 허은영입니다. 졸업 후 개명을 해 현재는 허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졸업 후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학부를 졸업하는 데에만 7년이 걸렸어요. 당시 문예창작학과에는 창작 실습수업이 있었는데, 저는 시 창작에 흥미를 많이 느꼈어요. 학과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공연(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실내건축학과 복수 전공에 도전해 보기도 했는데 한 학기 후에 그만뒀습니다. 졸업 후 몇 년간은 생계를 위해 돈벌이를 하면서 몇 편의 단편 영화 제작을 경험했습니다. 30대 중반부터 장편 영화 스태프로 일하기 시작했고 이후 대학원에서 장편영화제작을 전공, 현재는 영화 프로듀서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에 장편 영화 로 부산국제영화제 LG올레드비 전상과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가치봄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는 제가 지난 2023년에 △프로듀싱 △공동 각본 △연출 △편집한 장편 극영화입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며, 대학생에게 어떤 활동을 추천하고 싶나요?
  
저는 중앙도서관을 많이 드나들던 학생이었는데요, 도서 대출만을 위한 건 아니었어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의문이랄까 하는 것들에 대한 해답을 책을 통해 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오래도록 의자에 앉아 고민 하기도 했어요. 도서관에 함께 앉아 있는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스펙을 쌓기 위해 공부하는 분위기였는데 그 틈에서 맘껏 소설과 시 를 읽을 수 있음에 남모를 자유를 느끼기도 했어요. 졸업을 앞두고 2학기 동안은 철학과 수업을 청강했는데 책상에 앉아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여행을 하는 자유를 느꼈달까요. 문예창작학과와 철학과에서 공부한 경험은 현재 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출발점이 됐습니다. 저는 내향형 인간인 편이라 대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보다는 학부생으로서 혼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루하루 해나갔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본교에 재학 중인 문예창작학과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상하지, / 살아 있다는 건, /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 빈 벌판에서 차갑고도 따스한 비를 맞고 있는 것 같지. / 눈만 뜨면 신기로운 것들이 / 네 눈의 수정체 속으로 헤엄쳐 들어오고 / 때로 너는 두 팔 벌려, 환한 빗물을 받으며 미소짓고 …… / 이윽고 어느 날 너는 새로운 눈을 달고 / 세상으로 출근하리라

  많은 사람들을 너는 만날 것이고 / 많은 사람들이 네 눈물의 외줄기 길을 타고 떠나 가리라. / 강물은 흘러가 다시 돌아오지 않고 / 너는 네 스스로 강을 이뤄 흘러가야만 한다.

   <20년 후에게, 芝에게> 중에서,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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