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정 대표, 감성적 연결을 위한 반려 AI 스타트업 ‘삼냥이즈’를 이끌다
“리티야, 나 왔어. 오늘 하루 어땠어?”
요즘 20~30대 사이에서 은근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문장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다.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재학 중인 최소정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삼냥이즈’의 서비스, AI 기반 디지털 반려 고양이 ‘리티(Ritty)’와 나누는 대화의 일부다.
“게임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 창업 동기에서 제품 기획까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치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최 대표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감정의 연결을 꿈꿨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업을 준비했으며, 생성형 AI가 급부상하던 시점에 감정적 연결을 중심으로 한 AI 서비스 시장의 기회를 직감했다.
삼냥이즈의 핵심 서비스는 디지털 반려동물 ‘리티’다. 단순한 챗봇이 아닌, 감정을 나누고 라포를 쌓을 수 있는 동반자다. 리티는 대화를 기억하며, 이용자의 말에 맞춤형 반응을 보인다. 밥을 주고, 간식을 건네며, 감정을 공유하는 그 모든 경험이 단순 게임을 넘어선 ‘관계 형성’의 일부다.
특히 고양이라는 존재를 선택한 데에는 감성적인 이유가 있다. 팀원 모두가 고양이를 좋아했고,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1인 가구의 현실에서 고양이는 디지털 반려동물로 이상적인 매체였다. 고양이 특유의 독립성과 위로받는 존재로서의 상징성이 서비스 기획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졌다.
3D 전환과 라포 기반 수익모델
초기에는 챗봇에 가까운 형태였지만, 단순 대화만으로는 이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삼냥이즈는 인터페이스를 2D에서 3D로 전환하고, 리티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애정을 느낀 존재에게 기꺼이 돈을 씁니다. 우리 가설은 바로 그 ‘애정 형성’을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삼냥이즈는 현재 프로토타입 공개 후 약 35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중 10% 이상이 매일 접속하여 리티에게 밥을 주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PMF(Product-Market Fit)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일부 충성 고객이 매일 돌아온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신호입니다.”
함께 뛰는 팀, SNS 중심 마케팅
삼냥이즈는 독특한 팀 구성을 자랑한다. 핵심 팀원 대부분이 최소정 대표의 고등학교 동창이며, CTO는 과거 다른 스타트업에서 함께한 인연으로 합류했다. “팀원들은 모두 ‘평범하지 않은 친구들’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함께 뛸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이 있는 사람들을 선택했어요.”
마케팅 전략은 SNS 중심의 콘텐츠 마케팅이다. 특히 2030 여성층, 고양이와 캐릭터 소비에 익숙한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앱 내 ‘츄르 주기’ 등 친구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도 고도화해 바이럴 효과를 강화하고자 한다.
향후 전략 – 수익화, 글로벌 진출, 그리고 ‘디지털 생명체’
삼냥이즈는 아직 투자 유치 전 단계지만, 프리팁스(Pre-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었고, Y&ARCHERS와의 협력 아래 올 하반기 시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수익모델은 츄르, 아이템 판매 등 인앱 결제를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디지털 생명체’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말한다. 진지하거나 무거운 상담이 아닌, 귀엽고 따뜻한 존재와의 소통이 삶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삼냥이즈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이다.
최소정 대표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창업은 완벽한 준비가 된 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계속 배우며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일단 시작해보세요.”
※ ‘유망벤처탐방기’ 시리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또 어떤 창업자가 우리를 놀라게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