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상상해 보라. 여러분이 축제를 즐기고 월요일에 학교에 도착했을 때, 마치 축제가 없었던 것처럼 깨끗해진 교정을. 쓰레기통 바깥까지 나와 있던 쓰레기는 언제 있었냐는 듯 멀끔해져 있고, 금연구역인 교정 곳곳에 떨어져 있던 담배꽁초도 자취를 감추고, 화장실 바닥에 있던 토사물도 냄새마저 날아가 없어졌다. 여러분은 이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며, 즐거웠던 축제 얘기를 하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당연한 얘기를 해보겠다. 온갖 쓰레기와 토사물이 저절로 없어진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이것들을 치웠을 것이다. 아침 9시에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을 때도 그것들이 사라져 있었다는 것은 아직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부터 이것들을 치우는 이가 있었다는 뜻이다.
당연함이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생각의 국면을 맞게 되면 일부 학생들의 행동을 축제라는 이름에 가리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흡연구역이 아닌 바깥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그리고 당연한 듯 바닥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들. 학생들의 주점 운영 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은 어느새 사라져 있지만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쓰레기들. 먹고 남은 음식들은 건물 안 쓰레기통에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고 심지어는 화장실 변기 안에도 그것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축제라는 이름으로 이를 포장할 수는 없다. 그 속에 타인의 노동과 희생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축제의 뜨거운 분위기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수고가 있어야만 얻어지는 조건부 자유로움이라면 그것이 진정한 자유로움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해야 하는 일은 당연함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깨끗한 교정은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노동 덕분임을 인지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개인적인 실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제도적 장치의 선행이 필요하다. 축제 기간 동안 쓰레기 처리와 흡연 구역 관리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고 분리수거 시설을 확대하며, 나아가 그들의 노동에 정당한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 축제 뒤의 교정을 단지 청소 노동자의 노동에 의존하는 현실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대학 축제의 주인은 학생들이다. 그 주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때, 축제는 비로소 모두가 함께 즐기고 자랑할 수 있는 공동체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