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한국 병원 사이엔 세 가지 벽이 있다. 가격의 불투명, 품질 검증의 어려움, 언어 장벽. 김대이 헬스피디아 대표는 이 벽을 AI 에이전트와 가격 협상력으로 허무는 사람이다. “특정 병원에서 환자가 직접 치료받으면 330만 원, 저희를 통해 치료받으면 230만 원입니다” 한 문장이 이 회사의 존재 이유를 압축한다.

  출발선: 왜 헬스피디아였나

  김 대표의 관심은 원래 ‘비급여 가격 비교’였다. “비급여 플랫폼을 운영하다가 글로벌로 나갈 길을 찾았고, 의료관광이 보였죠. 한국 병원비가 해외보다 반값 이하더라고요” 한 국의 품질·가격·한류까지 결합된 조건을 발견하면서, 그는 고객(외국인 환자)은 “어디가 잘하고, 얼마인지”를 모르고, 병원은 “해외 영업이 어렵다”는 비대칭을 문제로 정의했다. “실력 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병원만 엄격히 선별해서 연결”하겠다는 출발선이 그려졌다.

  문제→해결: ‘가격·품질·언어’ 삼중 장벽, AI로 뚫다

  헬스피디아의 해법은 두 축이다. 첫째, 공급 측 검증과 가격 협상. “철저하게 검증한 23개 병원, 병원별 가격을 다 알고” 동일 병원 대비 더 나은 조건을 만들겠다는 것. 둘째, AI 에이전트. 현장 기준은 더 엄격하다. “전문의만 계약하고, 15개 항목 품질 기준을 어기면 즉시 퇴출” 불법 중개가 많은 시장에서 ‘리스트의 청결함’ 이 가격 협상력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과목 라인업을 넓히되 병원보다 더 싼 가격을 유지하겠다”

  고객과 수익모델: 대만에서 시장성을 확인하고 글로벌로 확장하다

  첫 반응은 대만에서 왔다. “대만 파트너(인플루언서) 중심으로 광고비 0원인데 2만 명 가까이 홈페이지에 들어왔습니다” 코어 고객은 ‘대만의 피부과 수요’: 소득은 높고 병원비는 한국의 2배 이상, 한류 선호까지 결합된 시장 특성이 작동했다. 전환 지표는 단순하다. “접속 수 → 상담 수 → 예약 수.” “오늘도 3명 예약” 같은 일간 감각이 PMF(제품-시장 적합성)를 확인해 줬다. 국가마다 다른 니즈를 파악해 상품 라인업을 ‘조립식’으로 빠르게 튜닝하는 방식이다. BM(비즈니스모델)은 두 갈래다. 중개 수수료와 병원 대상 SaaS 월정액. “일본어·영어·몽골어까지 되는 AI를 쓰고 싶은 병원들이 많아요”

  실행과 성과: 23개 병원·품질 거버넌스·8개국 파트너십

  초기 네트워크는 “8개국 12명 파트너”에서 시작했다. 호주·싱가포르는 현재 순차 론칭 중이고,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미국까지 10개국 수준으로 확장을 고려한다. 숫자도 공개했다. “직원 9명, 투자 4.1억 유치. 팁스 7억 포함 정부지원금 다변화” BEP는 “내년 상반기를 바라본다. 시장 대응도 명확하다. “불법 사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국가 포트폴리오, 더 다양한 진료과 포트폴리오, 그리고 병원보다 싼 가격과 월등한 품질 관리를 전면에 둡니다”

  다음 장면: 로드맵·숫자·창업자의 한마디

  3년 목표는 매출 50~100억. “AI 에 이전트가 빨리 안착하면 그 이상”이 라는 상향도 덧붙였다. “피부과만 해도 병원이 2만~3만 개인데, 월정액 100만 원이 1만 곳만 팔려도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엑싯에 대해선 “AI가 잘 되면 굳이 IPO·M&A 필요 없을 수도” 라는 답. “해외 병원도 우리 AI를 쓰고 싶어 합니다. 번역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아서 일본어·영어·몽골어까지 나오습니다” 가장 성취감 있었던 순간을 묻자 “맨땅에서 팀장과 둘이 시작해 대만의 첫 고객을 유치했을 때”를 꼽는 다. 팀으로 이룬 성과가 남았다. 그의 기업가정신은 짧다. “사업은 수학이 아닙니다. 1+1이 10일 수도, -5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핵심 가설을 세우고, 실행–점검–보완(P–D–C–A)을 반복해야 합니다” 후배 창업자에겐 두 가지를 강조한다. 네트워크와 돈.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구기일에 가까워요. 운을 현실로 바꾸려면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버팁니다” 현실적이어서 더 실전적이다.

  에필로그|“병원보다 싸게, 더 빨리, 더 정확하게”

  헬스피디아가 그리는 의료관광의 새 공식은 간단하다. 검증된 병원 + 가격 협상력 + 합법 AI 에이전트. 대만에서 “광고비 0원으로 2만 명”이 들어온 건 시작일 뿐이다. 남은 질문은 하나. 이 모델이 몇 개국에서, 얼마나 재현될 것인가. 김대이 대표는 이미 현장으로 답한다. “국가별 가격·수요를 실시간 조사하며 순차 론칭 중입니다. 이제는 AI가 그 벽을 더 낮춥니다”

왼쪽부터 김대이 대표, 박주영 교수
왼쪽부터 김대이 대표, 박주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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