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네 글자입니다. 유튜브를 시청하기 전 나오는 광고 영상은 콘텐츠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어릴 적의 저는 심지어 광고가 일종의 불필요한 과대포장 같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치워버려야 하는 귀찮은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제 생각은 고등학교 시절 한 수업을 계기로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그 경험을 공유하며 숨겨진 광고의 매력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현재 광고 감독으로 계신 공덕수 감독님의 광고 촬영 수업을 운 좋게 듣게 되었습니다.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가득한 태도로 첫 수업에 들어갔던 저는 처음으로 광고를 끝까지, 건너뛰지 않고 보게 되었습니다. 수업에서는 광고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영상 속에 어떻게 이성적, 감성적 설득을 통한 광고 전략이 녹아들었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먼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재밌는 광고들이 있었습니다. 야인시대 드라마의 ‘사딸라’ 유행어를 사용해 유쾌하게 버거킹의 저렴한 가격을 알린 사례가 그것입니다. 또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공포로 제품을 알리는 광고도 있습니다. 더러운 입속을 보여주고, 시원하게 헹궈주는 가글 광고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바로 공포 광고의 효과입니다.

  또는 일부러 무슨 광고인지 모르게 시작하여 구매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암시 광고도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발적인 주제 해석을 유도해 구매자의 뇌리에 제품을 각인한 사례입니다. 이 외에도 광고는 연예인의 유명세와 전문가의 신뢰성, 드라마틱한 서사, 중독적인 CM송 등 수많은 전략을 동원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광고 영상의 핵심은 바로 ‘고객들의 뇌리에 박혀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결국 웃음도, 연예인도, 서사도 모두 어떻게 하면 내 제품이 사람들에게 와닿을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었습니다. 이렇듯 무심하게 지나쳤던 그 영상 속에는 이 핵심을 전달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고뇌와 기술이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광고 또한 하나의 예술 작품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 저에게 광고는 더 이상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또 요즘은 가끔 인상 깊은 광고를 보면 어느새 몰입해 분석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대부분은 SKIP 버튼을 누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광고의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있습니다. 즉,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사고를 움직이는 하나의 현대적 소통 방식입니다. 때로는 스킵하고 싶은 영상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누군가의 치열한 고민과 창의적인 설계가 담겨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고등학교 수업을 통해 생각이 변화한 저처럼 이 글을 읽는 본지 독자분들께도 광고에 대한 매력이 조금이나마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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