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사회봉사 강좌 이수 학생 수는 최근 3년 연속 감소했다. 2022학년도 4,375명에서 2023학년도 3,230명, 2024학년도에는 3,031명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우려할 만한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단편적이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 수치 속에 여전히 녹아 있는 본교의 교육 철학과 정체성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서울 지역 4년제 대학의 사회봉사 강좌 평균 이수 학생 수는 약 2,500명 수준이다. 본교는 그보다 500명 이상 많은 학생이 봉사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단순한 수치 비교만으로도 본교는 여전히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봉사’라는 고등교육의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대학이다.
이러한 수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본교는 ‘진리와 봉사’라는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건학이념을 중심에 두고 봉사의 가치를 깊이 새겨왔다. 본교의 사회봉사 교과목은 단순히 수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정 시간의 이론 수업 이후에는 반드시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실제 봉사활동이 병행되어야 학점이 인정되는 구조로, ‘앎과 실천의 일치’를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대학가 전반에서 봉사 활동의 참여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취업 경쟁, 봉사 이력의 실질적 효용성에 대한 회의, 코로나19 이후의 거리감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현실 속에서 일정 기간 지속적 참여가 요구되는 봉사 교과목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본교가 지켜온 봉사의 의미는 더욱 값지다. 우리가 강조해온 봉사는 단기적 실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이며,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다. 봉사는 시험 점수나 이력서에 기재되는 한 줄의 이력이 아니라, 삶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의 과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 수치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의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다. 정형화된 프로그램에만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봉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나아가 봉사 활동이 진로 탐색이나 역량 개발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 또한 고민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진리와 봉사’라는 정체성이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