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한 장이 현장을 바꿀 수 있을까?”

  굿즈 제작자로 공연장을 오래 드나들던 송광용 대표는 같은 푸념을 반복해서 들었다. “입장은 막히고, 위조는 줄지 않고, 정산은 왜 이렇게 늦죠?” 그는 코로나의 공백기에 코드를 붙들었고, 2022년 말 부스터랩(BOOSTER LAB)’을 세웠다. 목표는 단순했다. 티켓 한 장으로 입장운영정산팬 경험을 한 번에 바꾸는 것.

 

  NFC 카드티켓, 운영과 수익을 동시에 바꾸다

  부스터랩의 티켓에는 NFC 칩이 들어 있다. 관객은 게이트에서 태깅한 번이면 입장 완료, 백오피스에는 좌석·수량·입장 속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인다. 종이·QR이 겪던 병목(통신혼잡, 좌석변경, 위조리스크)을 줄이고 정산 리드타임을 당긴다. 공연장은 변수가 많다. 그래서 장비는 배터리·라우터 일체형으로 설계했고, 장애가 나도 백업 모드로 운영을 이어간다. 제품 라인은 입장관리 솔루션 ‘ZERO’와 확장 앱 ‘ZERO+’. ZERO+는 태깅으로 전용 콘텐츠 오픈, 공식 리세일, MD 패스트트랙, 당일 배송까지 연결한다. 티켓이 기념품에 머물지 않고 운영 플랫폼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이 변화는 현장에서 바로 체감된다. 좌석이 당일에 바뀌어도 시스템에서 즉시 갱신되니 줄이 짧아지고, 스태프는 수기 체크 대신 운영 데이터를 본다. 팬 입장에서도 한 번 태깅하고 입장 한 후 포토카드는 소장하며 앱에서 공연 정보 열람까지 경험이 끊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팬의 체감이 시장적합성(PMF)을 증명했다. 같은 소속사 두 팀 중 한 팀만 카드티켓을 쓰자 “2,000원 더 낼 테니 우리도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수익모델은 단순하다. 예매 단계에서 추가 2,000원을 결제하면 이를 부스터랩·예매처·기획사가 나눠 갖는다. 주최 측은 운영 효율 + 부가 수익, 팬은 소장 가치(포토카드)를 얻고, 예매처는 재방문 트래픽을 챙긴다.

  파트너 확장도 빠르다. 초기에는 예스24로 시작해 인터파크·멜론티켓·링크까지 메인 4사와 개별 계약을 맺었고, 대형 공연장과 MOU를 체결했다. 현재 좌표를 찍어보면 2024년 순매출 약 20억 원, 코어 팀 9명 내외, 장비 약 60대 보유. 주말 동시 운영은 4개 공연에서 6~10개로 늘릴 계획이다. 시스템은 입장 처리속도, 에러율, 정산 리드타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팬 피드백(아티스트 전용 이미지·지역 한정판)을 다음 기획에 바로 반영한다. 자금은 자기자본과 기관 투자로 장비를 선투자했고, 내년 BEP·매출 45억을 목표로 3300, 51,500억을 바라본다

  현장에서 배운 영업을 시스템으로, 그리고 일본으로

  초기 영업은 발로 뜀이었다. 대표와 팀이 직접 현장을 돌며 요청을 빨리 듣고, 정확히 응답했다. 이 경험을 곧 표준 프로세스로 바꿨다: 요청 접수 요구정의 장비·인력 배치 운영 리포트. 운영 중에는 장애 상황, 대기열 길이, 게이트별 처리량 같은 지표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투자사·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요청즉시, 정확응답원칙. 신뢰가 데이터로 남고, 데이터가 다음 계약의 증빙이 되면서 고객획득비용(CAC)이 낮아진다.

  해외는 원래 후순위였지만 일본 측 요청으로 계획이 앞당겨졌다. 첫 미팅PoC현지 직원교육일본서버 오픈·로컬라이징을 거쳐 전국투어 적용이 진행 중이다. 일본은 기존 카드형태의 입출입(스이카)문화가 일찍 도입되었고, 공연장 규모가 커서 NFC 기반 운영 안정성의 장점이 크게 드러난다. 내년에는 일본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국내에서는 ZERO+ 고도화와 전시·뮤지컬로 확장한다. 전시 영역에서는 체류시간·동선 데이터를 결합해 컨설팅형 리포트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팀 운영 철학은 간단하다. 신뢰 기반의 위임으로 핵심 멤버에게 지분을 폭넓게 배분해 스스로 굴러가는 팀을 만든다.

 

NFC 카드티켓으로 공연장을 재설계하는 ‘부스터랩’ 송광용 대표
NFC 카드티켓으로 공연장을 재설계하는 ‘부스터랩’ 송광용 대표

 

송대표는 후배 창업가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긴다. “눈앞의 이익만 보지 말고, 당장 손해 같아도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하다 보면 보상은 돌아옵니다. 저도 영업다운 영업을 한 적은 거의 없고, 잘해 준 관계가 다른 관계를 계속 소개해 주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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