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지전도>는19세기 중후반에 제작된 목판본 세계지도이다. 중국 중심의 동양식 세계지도와 새롭게 유입된 서양식 세계지도를 절충하여 중국을 중앙에 두고 주변을 간략하게 표현했다. 서양의 지리 지식을 일부 수용하면서 조선에서 종래 그렸던 동양식 세계지도를 독특하게 변형시킨 것인데, 서양식 세계지도로 발전하는 과도기 단계의 세계지도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중국에 서양식 세계지도를 보급하며 널리 알렸던 마테오 리치 선교사는 이와 같은 과도기 단계의 세계지도에 대해 ‘지도 중앙의 대부분에 중국 15성을 그리고 그 주위에 좁다란 해양을 배치’한 형식이라고 평하였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이 그려져 있고 아메리카 대륙은 누락되어 있다. 형태는 동양의 전통적인 지도제작의 방식에 따라 방형(方形)으로 세계를 표현하였다.
<여지전도>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지도이지만 중국지도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중국 본토가 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주변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매우 작게 배치시켰다. 조선은 상대적으로 크게 그려졌고 일본은 조선보다도 작은 섬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이 지도는 동양과 전혀 관계없는 아메리카 등 신대륙을 제외시켰고 중화적 세계관에 따라 중국을 중심에 두고 주변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축소시켜 표현하는 등 중국 문명의 우월성을 강조한 특징이 있다.
이 지도는 지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주기하는 등 지도와 지지를 결합한 전통적인 양식을 띠고 있다. 지도 상단에는 중국의 각 성과 황제의 직할지를 다스리는 제후의 나라인 외번(外蕃)에서 북경까지의 이정(里程)을 기록하였고 그 아래에는 조선의 한성을 기준으로 관찰사영의 위도와 경도를 기재하였다. 제작자는 지도의 내용과 제작 시기, 표현 기법 등에서 김정호로 추정되며, 이 지도는 당시 각종 자료를 수집하여 편집한 세계지도(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라는 데 의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