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 취임 100일 인터뷰

 

  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흘렀다. 장 총장은 지난 100일 동안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대비하고 ‘잘 가르치는 대학’과 ‘학생과 학부모를 감동시키는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바쁘게 달려왔다. 장 총장에게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와 팬데믹이라는 유례 없는 상황 속에서 본교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을 물었다.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흘 렀다. 그동안 총장으로서 어떤 일을 했나.

  가장 먼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는 △교 육 여건 △대학 운영의 책무성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교육 성과로 이루어진 정량 지표를 평가하는데, 우리는 일부 지표에서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이 정성 평가에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본교 한경직기념관에서 밤을 새면서 준비하고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대학의 정원 감축 여부와 정부의 재정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인 만큼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동안 ‘잘 가르치는 대학’과 ‘학생과 학부모를 감동시키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신의 기량을 넓게 펼치고, 졸업 후에 본인이 원하는 직 장으로 갈 수 있게끔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다.

  우선 학사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양교육개편위원회를 구성해 교양 교육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학과에 상관없이 글을 쓰거나 좋은 책을 읽고, 더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분석·추론해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또한 교양 교육은 우리 학교에 있는 많은 학과와 전공을 공통적으로 연결하는 고리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기에 교양 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이에 따라 본교는 지난 몇 년간 교양 교육 과정을 조금씩 개편해왔다. 그러나 이번 교양교육개편위원회에서는 한 번 마련하면 지속적으로 유지 가능한 교양 교육을 구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 △소통 능력 등을 학습해 어떤 도전적인 상황에 닥쳐도 그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면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어서 복수전공제를 의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제 대학에서 하나의 전공만을 배우고 만족하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의 범주가 계속 넓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시시각각 발전하는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물론 본인이 입학 당시에 선택했던 본 전공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추가로 다른 한 개의 전공을 더 배운다면 학생들의 지식이 확장될 뿐더러 취업까지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Two Track’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잘 가르치는 대학과 학생과 학부모를 감동시키는 대학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는 대학이 가져야 할 또 다른 기본적인 본분이다. 그렇기에 교수님들 의 역할을 분담해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연구 Track’과,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강의 Track’을 마련해 연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 대학에게 가져다준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 대학들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 생각하는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는 바로 ‘온라인 교육’의 확장이다. 앞으로 코로나19 로 인한 팬데믹이 끝나도 대학은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대학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물론 실험실습과 같이 반드시 대면이 필요한 강의도 있지만, 상당수의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될 것이다.

  만약 대학들이 이렇게 변화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며, 특히 기존 대학의 서 열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강의를 들을 때 특정 학교에 입학해 특정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야 할 필요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이미 온라인 공개강좌 ‘MOOC’를 통해 하나로 묶여 있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MOOC’가 많이 활성화돼 있어 본교 교수님들의 강의 또한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훨씬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다.

 

  그렇다면 본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어떤 노력을 해나갈 계획인가.

  우선 강의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도 강의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양질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비록 우리가 지금껏 대면 강의를 선호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대면 강의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본교는 강의와 기술을 결합한 교육 기술 여건과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온라인 교육 체계를 강화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대학은 본격적으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만 몰두한다면 대학은 존재 의미를 잃는다. 그렇기에 특히 교수님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학생들이 사전에 제공된 온라인 강의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교수가 신경써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학생과 교수가 직접 학교에서 만나 질의응답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퀴즈나 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학사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과 가까워지고자 한다. 단순 ‘챗봇’을 이용한 학사관리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전공 교육과정을 설계해주는 등 다양한 학사관리 데이터를 제공해줘야 한다.

  더불어 공정한 성적평가 방식도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할 때 항상 ‘어떻게 성적평가의 신뢰성을 담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이다. 그렇기에 공정 성적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방지하면서 교수님들에게 성적에 대한 권위와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이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본교가 다른 부분에서 절약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 나가려 한다.

  마지막으로 본교 벤처중소기업센터를 개보수하려 한다. 벤처중소기업센터 1층에 많은 시설을 보완해서 많은 교수님들이 좋은 시설에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본교 차원에서 팬데믹 이후를 대비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은 고유의 특성이 없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업에 응시해서 선정되느냐, 탈락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물론 본교도 그 테두리 안에서 완전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이 가지고 있지 못한 여러 장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와 온라인 교육의 특성을 접목해 온라인 시대에 끌려가는 대학이 아니라 끌어가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앞서 본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화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본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최대화할 계획인가.

  본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정말 많다. 우선 본교는 IT에 굉장히 강한 학교다. 1970년에는 국내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신설했고, 1991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이어 1996년도에는 한국 최초로 정보과학대학을 설립했으며, 2005년에는 한국 최초의 IT대학을 설립했다. 이처럼 본교는 IT 전통이 굉장히 깊기 때문에 이를 살리면서 모든 기술 환경에서 선도적으로 앞서나가려 한다.

  또한 창업·벤처에도 강하다. 본교는 1983년에 중소기업대학원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그 당시에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중소기업’이라는 개념을 들여온 것이다. 이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본교가 창업선도대학으로서 창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창업·벤처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앞으로 신흥 벤처 기업과 창업 기업들의 거점이 되고 싶다. 본교는 지역 자치단체들과 협력하는 등 지역과 연계해 활발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설립 이념인 ‘진리와 봉사’가 있다. 본교는 하나님이 세우신 대학이고, 이 러한 정체성을 잘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을 잘 지키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 또한 필요하지만, 우리의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채플을 변화시킬 것이다. 본교의 기존 채플은 집합 예배 형식으로 진행 됐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는 집합 예배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인원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소규모 채플을 늘리는 등 작은 변화를 모색하려 한다.

  우리는 국가와 하나님에 빚을 지고 있는 학교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통일을 하나의 이벤트처럼 반짝 떠오르는 개념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물론 통일이 언제 될지는 모르나, 봉사의 차원에서 통일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과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통일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사역을 본교의 설립 이념인 진리와 봉사에 따라 담대하게 준비하겠다.

  본교 교수님들께도 통일을 위한 협조를 부탁드린다. 교수님들께서 본인의 전공과 북한을 연결지어 연구해 주신다면 우리는 국내 그 어떤 기관보다도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보를 가지고 통일 이전이나 이후의 갈등과 아픔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숭실인의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본교가 통일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서 언급했듯 대한민국의 많은 대학은 서로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숭실다움’을 파악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숭실대학교는 ‘시작’을 시작했던 학교다. 그러나 그것이 과거의 이야기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지나간 것에 집착해서는 발전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기에 본교의 특성을 미래로 연결해 이를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작을 시작하라’는 명제를 과감하게 던지면서 변화를 이끄는 학교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장점을 최대화하는 것도 좋지만, 반대로 약점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본교의 약점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계획인가.

  현재 많은 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령인구가 지속 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대학의 모집 정원은 49만 2천 명이었지만, 실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약 42만 7천 명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약 7만 명의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본교는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다행히 이러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는 심화될 문제이기 때문에 본교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서 신입생 감소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뛰어난 연구 역량을 가진 교수님들을 초빙하거나 기존에 계신 교수님들에게 쾌적한 연구를 위한 시설을 확충하고,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내와 지역사회에 공유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가치는 재정에서 비롯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본교는 등록금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재정적인 문제는 본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취약점이다. 그렇기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데, 사실상 현재 정부 또한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숭실아너스클럽’을 활성화하려 한다. 본교를 위해 기부를 해주신 고마운 분들이 많이 계신다. 금액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지금까지 본교를 사랑해주셨던 12만 동문과 교외 기관 등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와 이상에 함께하면서 숭실의 미래에 뜻을 가진 분들을 모으려고 한다.

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인식과 해결책을 교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 다. 예를 들어 △중도탈락률 △학령인구 감소 △비대면 상황과 같은 문제점들을 총장 과 실처장들만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불행한 학교가 되는 길이다. 이러한 문제를 각 단과대학의 교수님들도 인식하고 고민해야 하며, 직원 선생님들과 함께 좋은 행정 서비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식을 같이 공유해야 한다. 문제 해결이 조금 더디더라도 교내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상상도 못한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많은 부분에서 위기가 찾아 왔지만, 우리는 이것을 기회로 바꿔야 한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 대학 서열 체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경험했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세상이 됐다. 이는 분명히 우리에게 기회의 시기이다. 이에 숭실은 과감하게 전진해야 한다. ‘숭실 선배들이 했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라는 생각으로 나아가자. 그런 기상을 가지고 당차게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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