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양승권 저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양승권 저

 

  동서양 비교철학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 양승권 교수의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를 만났다. 장자와 니체를 하나의 틀에 놓고 비교하기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무릇 진리는 비교를 통해 탐구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동서양을 관통하는 철학의 세계는 우리에게 늘 어렵게 다가온다. Covid-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만남으로 시작되는 대면의 세상에서 디지털을 통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 세상의 공간이 좁아지듯이 문화와 문화 사이 사고의 벽도 낮아지고 있을까. 보이지 않는 사고의 차이도 좁힐 수 있을까. 양승권 교수는 우리에게 무거운 주제를 녹여내 가볍게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였다.

  이 책은 니체와 장자의 철학이 하나의 맥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사상사와 철학사에 미친 영향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삶과 죽음, 자기실현, 인간과 지성, 허무주의와 무(無), 이렇게 4장으로 주제를 나누어 두 철학자의 생각을 대칭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전환기를 맞은 지금,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기에 제격인 책이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지금’ 순간에 충실하려 했던 두 철학자가 시대에 매몰되지 않고 폭 넓은 사고를 추구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저자는 고통과 번민이 사람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디딤돌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참아낼 수 없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을 때에는 위로 받거나 격려하기보다 진실을 찾아 직시하여야 한다. 작게는 나 다운 삶을 찾는 지름길을 택해보자. 세기적 사건으로 기록될 우리를 감싸고 있는 팬데믹은 인류가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공유를 통한 생존인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생존은 공존을 전제로 하고 있고, 참다운 공존은 공유로부터 시작된다. 공유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사고의 벽을 뛰어넘어야 가능해 진다.

  나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장자와 니체! 2000년의 시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으로 그어진 공간을 건너 더 넓은 곳을 찾으려 했던 두 철학자의 생각을 비교하며 음미해 보자. 이번 여름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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