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그마한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지금,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새삼스레 영화의 역사를 굳이 다 언급하지 않아도 일제강점기와 70년대, 80~90년대, 2000년대 사람들에게 각각 영화 관람의 형태와 의미가 전부 다르다는 사실은 그만큼 ‘영화를 본다’라는 행위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빠르게 변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와 관련된 기술은 끊임없이 과거를 참조하고 포함하며 발전해왔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OTT 시대의 관람형태 역시 과거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개별화된 관람은 이미 TV, 비디오 시대에도 가능했던 일이고 편의성은 VOD와 IPTV, (우리 모두 알다시피) 영화 파일의 공유로 이미 이루어졌다. ‘손안의 영화’라는 경험도 PMP라는 기기로 인해 이미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다소 거창한 제목을 쓴 이유는 이전의 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OTT는 모두를 연결시켜 주면서도 ‘독점’과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을 파편화하거나 유리되게 만든다. (이는 SNS와 똑같다) 어떤 플랫폼에서 인기를 끈 어떤 작품이 나에게는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아 모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같은 플랫폼을 쓴다고 해도 말이다. 이와 같은 ‘각자의 유행’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예정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건, 나는 지금 예전이 더 좋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영화를 본다는 것’ 행위 그 자체에는 어떤 위계도, 옳고 그름도 있을 수 없다. 그저 미래가 궁금하여 물음표의 기호를 던져보는 것에 불과하다. 나는 앞에서 괄호 안의 속삭임으로 ‘우리 모두 알다시피’라는 표현을 썼다. 여기에서의 ‘우리’는 동일한 기억을 공유한다고 믿기에 쓸 수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의 범위는 점점 축소되거나 아예 쓰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단일한 ‘우리’를 상정할 수 없는 시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고 행위가 될까. 각자의 답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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