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학생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구”
“인권위는 학생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구”
  • 조민규 수습기자
  • 승인 2020.09.01 12:03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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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회 조혜원 위원장 인터뷰

  지난달 25일(화) 열린 제3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조혜원(영어영문·19) 위원장이 △찬성: 101표 △반대: 7표 △기권: 12표를 받아 과반수 찬성으로 인준됐다. 본래 지난 4월 7일(화)에 열린 제1차 전학대회에서 인권위 관련 조항이 총학생회칙 개정을 통해 신설됐으나, 인권위가 총학생회(이하 총학) 산하의 특별기구에서 누락돼 인준이 무산된 바 있다. 인권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인권위 조 위원장은 “인권위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학생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인권위원장 인준은 올해가 처음이다. 소감이 어떤가.
  작년부터 인권위 활동을 시작해 지난 학기에는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는 매뉴얼 팀장을 맡기도 했다. 이제는 인권위원장으로서 인권위와 시작을 함께하는 것 같아 뿌듯하고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인권위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나 어느 정도 조직 체계가 수립됐을 것 같다. 인권위 내부 조직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획팀 △교육팀 △홍보팀 △대응팀으로 구성돼있다. 기획팀은 인권위 내부 활동을 총괄하고 홍보팀은 온라인 활동을 주관한다. 교육팀은 내부 교육을 진행하고, 대응팀은 인권침해 사례가 접수됐을 때 방안을 마련한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총학 산하에 있는 특별기구에 대해 설립 요건이 명시됐다. 설립요건 중 “전문적 영역을 확보한 활동 수행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인권위 위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어떤 교육들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정기적으로 내부 세미나를 진행한다. 1학기에는 여성, 장애인 등 주요 인권 주제를 가지고 관련 도서를 읽고 토론 및 교육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학에는 전문상담센터에서 상담교육을 받고 있다. 인권위에서 상담을 진행할 때 실수나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인권위 설립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인권위 활동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 의식이 발전됐다고 생각하는가.
  확실히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부당한 일을 겪었더라도 침묵하는 쪽을 택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학교 측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고 교내외적으로 공론화하는 등 사건이 커지더라도 주저하지 않는 시도들이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나 공감하는 인권 문제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 어땠는가.
  학생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적어 아쉬웠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거나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인권 이슈들을 모니터링하면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중 위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권 침해에 인권위가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력이나 기구가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독립성이 보장돼야한다. 특정 기구에 소속돼 있으면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권위는 무엇보다 학생사회와 잘 연결돼야 하는 조직이다. 교내에서 학생사회가 함께 연대해야 하는 사업이 많다. 총학 산하 기구로 소속돼있기에 이들과 원활하게 연결된다는 이점이 있고 인권위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독립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인권위가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힘을 모아야 하는 사업들이다. 학생사회가 변화해야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성소수자 동아리 ‘이방인’의 경우 오랫동안 학교 본부로부터 억압받고 있다. 학교 본부와 학생 단체 사이에서 인권위는 어떤 방향성을 취할 것인가.
  누군가를 배제하고 나아가는 평등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대립하는 상황이 적으면 좋겠지만 사실 쉽지가 않다. 이럴 경우에는 최대한 대립점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인권위도 학교 측에게 권고를 받은 적이 있기도 하고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활동에 부담이 많다. 하지만 학교의 기조에 얽매이지 않고 어떠한 공간이나 상황에서도 모두의 권리가 실현되어야 한다. 인권위의 역할이 작다고도 볼 수 있지만, 총학 산하 기구임을 최대한 활용해서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학생단체와의 연대를 계속해 나가려 한다.

  지난해 인권위는 본교 학생들의 보편적 인권을 신장할 것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보편적 인권은 학생 개개인의 인권의식을 증진시키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인권위가 목소리를 내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방향을 실현하기 위해 술강권 금지팔찌제작, 인권영화제 등 활동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인권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했다. 동시에 교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활동도 해왔다.
 
  2020학년도 1학기에 진행한 사업은 무 엇이며, 2학기에 준비 중인 주요 사업으로 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일단 3월부터 6월까지 성폭력 대처 매뉴얼을 추가적으로 제작했다. 그리고 장애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권 침해에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보고서를 작성해 장애학생지원팀에 전달했다. 2학기에는 대체 텍스트 캠페인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인권위의 사업에 대한 공모전이나 인권퀴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더욱 많이 참여하는 인권위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교내 배리어 프리 시설 개선 사업이 추진 중인데, 현재까지 어떻게 진행돼왔는가.
  베리어 프리 사업은 장애학생을 포함해 교내 모든 구성원이라면 이동권의 제약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개선하는 캠페인이다. 작년에는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교내의 주요 출입 장소들을 중심으로 환경을 개선했다. 올해는 건물을 추가해 보다 구체적인 ‘베리어 프리 캠퍼스맵’을 제작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건물의 출입구 위주로 작업한 것이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사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 중 하나는 강의실인데, 이에 대한 조사도 확실히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인권위 내 ‘성폭력 대처 매뉴얼’ 제작의 필요성과 제작 과정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
  인권위에서 매뉴얼을 작성한 이유는 학교 차원에서 징계나 수사가 이뤄지지만 학생사회를 둘러싼 행동에 대한 부분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인권위는 학생사회를 위주로 활동하는 단체이기에 인권위가 나서야겠다고 다짐했다.
  매뉴얼에는 2차 피해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는 필연적으로 따르지만 이에 대해 대처 할 수 있는 규정이 부재한다. 인권위에서 이러한 2차 피해를 어떻게 막을지, 공론화 이후 피해자와 연대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 앞으로 인권위가 활동을 진행함에 있어서 개선하고, 유의해야 하는 내용을 더욱 전문적으로 다뤘다.

  작년과 달리 추가된 내용은 무엇이며, 미흡한 점은 무엇인가.
  확실히 공론화나 2차 피해 관련한 내용이 굉장히 많이 추가됐다. 원래는 기본적인 내용이었다면 현재는 인권위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추가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좀 더 받아야하는 단계인 것 같다. 현재 매뉴얼이 거친 상태라면 피드백들을 통해 더욱 정교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5월, 온라인으로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시각 장애 학생의 투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체 텍스트를 입력했다. 이와 같은 조치를 시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각장애 학생들의 경우 정보 접근을 하려면 텍스트 리더기라는 보조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지나 pdf파일의 경우 텍스트 추출이 힘들기 때문에 대체 텍스트를 입력하게 됐다. 이는 시혜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시행하게 됐다. 추후 온라인 선거가 시행 될 때도 대체 텍스트는 계속해서 입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는 2학기부터는 교내 모든 게시물을 텍스트화하는 ‘대체 텍스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총학, 단과대학 학생회를 중심으로 대체 텍스트 캠페인을 홍보할 것이다. 캠페인은 서명운동 형식으로 진행되며 서명운동 참여 단체 목록을 게시할 예정이다. 시작은 총학과 단과대 학생회들이지만 나아가 모든 학생 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온라인 보궐 선거 기간에 모든 학생단체들이 대체 텍스트를 입력하진 않았다. 대체 텍스트 캠페인을 통해 최대한 많은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교내 구성원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자 할 때, 본교 각 부서와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재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고 본다. 1학기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에 관련한 활동을 할 때도 장애학생지원팀과 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상담센터와 양성평등팀과도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데, 질문을 보내거나 피드백을 요청했을 때 대부분의 부서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인권위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대학가 서명운동에 참여했는데, 차별금지법 제정에 연대한 주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차별금지법에는 차별받는 개개인들의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포함되는데, 이것이 차별을 없애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현재까지는 차별을 받는 사람들에게 집중을 해왔다면, 차별금지법을 통해 처음으로 그 외의 사람들에게 “우리 차별을 하지 말자”라고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개개인에게 차별하지 않는 인식을 심어주고 법으로 제정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법적 효과나 영향력도 크다고 믿었기 때문에 연대하게 됐다.

  학내에서 인권위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권위는 학생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학생사회에서 일어나는 피해들이 있다면 인권위가 가장 먼저 나서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인권위를 보며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신뢰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활동해 나아갈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사권이나 징계권이 없다. 때문에 학교 측에서 국가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불수용한 사례들도 있었다. 인권 위 역시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시정하고 변화시킬 힘이 부족해 보이는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수사권과 징계권이 없음에도 인권위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학생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권위 활동을 통해 학생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이러한 변화가 모인다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초, 인권위는 교내에서 발생한 ‘교직원 양말 요구 사건’과 관련해 규탄문을 게시하며 공론화에 힘썼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어떤 대책을 시행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규탄문을 게시한 뒤에도 피해자와 계속해서 연락하고 있고, 사건이 발생한 부서에도 정기적으로 연락해서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징계는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묻고 있다. 인권위는 이 사건 자체가 권력형 성범죄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특정 사건뿐만 아니라 권력형 성범죄 자체에 대한 것 역시 공론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권위는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피해 학생과 상담할 장소로 마련된 곳이 없다. 이때 내담자 보호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가.
  별도의 상담 공간이 부재하기 때문에 상담센터 내 상담실을 최대한 활용해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독립된 장소가 있다면 굉장히 좋겠지만, 일단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도 내담자들의 권리 보장과 비밀 유지를 위해서 독립된 공간 마련을 계속해서 요구할 예정이다.

  교내에서 학생들의 인권의식 신장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인권문제나 갈등사례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내 구성원들 간 이슈들을 바라보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때 인권위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권위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건에 대해서도 공론화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여겨지면 계속해서 공론화를 해왔다. 그래서 상반기 주요 인권이슈들을 주제로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N번방 사건의 경우 인권위가 대자보를 작성하기도 했다. 인권위의 역할은 정답을 제시해 사람들을 계몽하는 것이라기보다 좋은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인권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인권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이다.

  인권위원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다. 한 말씀 부탁드린다.
  숭실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편으로서, 인권위를 믿음직한 존재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인권위의 내부 기강을 설립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인권위가 되도록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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