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화)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에 ‘이준석의 학내 초청 강연을 강력규탄하는 숭실대학생연합(이하 규탄연합)’은 “이 전 대표가 혐오 발언을 일삼는 혐오 정치인”이라며 “이 전 대표를 초청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를 규탄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혼자 화내고 악쓴다’, ‘이준석 이름값에 탑승해서 인지도 높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 등 규탄연합을 향해 비판을 제기했다. 이는 올바른 대화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헌법으로
현대의 인간과 공동체의 흐름, 그리고 그것에 대한 도태를 희망하지 않는 현대인으로서의 필자는 항상 한 공동체, 그리고 그 공동체 이상의 지적 담론의 필요성에 대해 오래 전부터 고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심의 답은 다름 아닌 ‘교육’에 있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그러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타 개체와 동일하게 만들지 아니하는 것’, 그것의 온전한 수행은 전적으로 교육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숭실을 돌아보며) “대학 교육에서는 무엇을 얻어야만 하며, 이에 따라 어떠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는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이 훨씬 넘는 부유한 대한민국의 청년 대부분은 가난하다. 세습 자산을 물려받지 못한 청년은 높은 교육비, 열악한 고용 시장과 높은 주거비 때문에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직장 60% 이상이 경기-서울권에 있기에 대부분의 지방출신 청년은 경기-서울권의 치솟는 주거비를 감당하느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돈이 별로 없다. 그래서 많은 청년이 연애와 결혼을 꿈꿀 권리, 자애롭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자아를 실현할 권리를 빼앗긴 채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할아버지-아버지 세대가 청년에게 남긴 유산은 자유민
현재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는 다양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세종의사당 건립 국회 규칙 제정안’,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등 다양하게 있다. 이중 지난 21일(목)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은 오직 ‘교권 보호 4법’이었다. 당일 계류 법안이었던 ‘중대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법(머그샷법)’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법(보험업법 개정안)’도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 통과돼 본회의에 상정됐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주말 일부 대학의 논술 시험 실시로 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근 몇 년간 입시 경향을 보면 학원가에서 내려오는 전통적인 대학 간의 서열 대신 특정 학과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열에 따라 입시생들이 쏠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에 대한 쏠림은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인생을 걸다시피 하며 무한대의 ‘N수’까지 마다하지 않아 거의 도박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심지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치대반’까지 사교육 시장에 등장했으니 비정상적인 광풍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사교육 카르텔’을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서울·수도권 대학 입학 정원 수가 817명 증가한다. 통계청 공시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만 300명가량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억제해 온 수도권 대학 정원을 처음으로 푼 것이다. 그러나 비수도권에 있는 모든 대학 입학 정원은 1,012명이 늘어났다. 비수도권에 있는 많은 대학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은 규모다. 한편, 대학 입학 정원은 증가했지만, 학령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17일(목)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시도 편)’에 따
현대인들은 자기 집 하나 마련하기 힘들고 학자금, 대출금, 사교육비 등 늘 돈에 쫓기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쫓기며 사는 것일까? 중요한 건 우리가 이렇게 사는 이유가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성실히 사는 사람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쫓기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은 정치 때문이다. 정치란 사전적 의미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이라는 정치적 관계는 착취
매학기 학생 진로지도 상담을 할 때마다 20대 청춘들에게 해 주는 말이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러면 성공한다.’ 세상에 누군들 하기 싫은 일을 하려고 하며, 누군들 성공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랴. 그런데 학생들 반응이 열광적이지 않다. “어떻게 제가 좋아하는 일만을 하면서 살 수 있겠어요.” “저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 있기는 한데 남들보다 아주 탁월하지는 못해요.” 학생들로부터 많이 듣는 답변이다.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싶지만 상황이
본교는 지난 2019년에 1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의 한 부분으로 ‘Engaged Learning(EL)’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2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EL의 고도화와 확장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 본교는 ‘EL+’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EL은 일반 수업과 다르게 학생의 경험을 매우 강조하는, 일명 ‘학생 참여 경험형’ 수업 방식이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강의실 밖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키는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3단계로 이뤄진 기본
본교가 최근 교육부가 주관하는 사업에서 잇달아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는 지난번의 평가와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혁신지원사업에서 정상급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본교의 혁신 계획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BK21 사업에서도 3년 만의 재도전 끝에 지능형 반도체 분야에 선정돼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반도체 관련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BK21 사업 선정에 대학들이 노심초사하는 것은 이 사업이 대학의 ‘연구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진행하는 두뇌한국21(Brain Korea21) 사업(이하 BK21)은 학문 후속 세대가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내 대표 석박사급 인력 양성 사업이다. 지난 1999년 BK21 사업이 처음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4개교 568개 사업단(팀)을 지원하는 2단계 BK21 사업이 진행됐다. 지난 2013년에는 본교 사업단 3개가 선정된 3단계 BK21 플러스사업이 진행되면서 74개교 550개 사업단(팀)을 지원했다. 이후 지난 2020년부터 4단계 BK21 사업이 시
어느덧 2023년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작년 이때쯤 가고 싶은 대학을 생각하며 학교, 학원, 독서실을 전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오히려 동력이 되어, 훗날 입시에 성공하고 즐길 내 모습을 상상하며 힘을 얻기도 했다. 작년 겨울은 인생의 한 장을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성취감과 보람으로 가득 찼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든,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거라는 자신감이 솟구치기도 했다. 그토록 바라던 대학생이 된 지금, 대학교 입학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
윤리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그 목표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목표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하는 학생들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목표와 행복이 분리되어 있는 모습...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물질적인 풍요를 원하지만, 그 목표가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자신 있게 말하기가 힘이 듭니다.
오는 20일(수)부터 22일(금)까지 본교 대동제가 열린다. 코로나19 때를 빼면 매년 그랬듯, 대동제가 열리는 날만큼은 학교는 시끌벅적하겠다. 캐노피 천막이 중앙 분수대 주변으로 가득 차 다양한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학교 구성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동시에 백마상 앞에는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을 진행해 분위기를 더욱 돋운다. 밤에는 본교 돌계단에 큰 무대가 설치돼 학생들의 맵시 있는 공연과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이 학생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렇듯, 대학 생활의 낭만을 구성하는 요소 중 대학 축제는 필수 요소다. 1년 내내 공부
지난달 교육부는 대학과 지방의 소멸 위험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30만 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2010년까지 5만 명, 2012년까지 10만 명, 2020년까지 20만 명 유치 등을 목표로 했던 것에 비춰 볼 때 이번 발표 역시 주기적인 계획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방안을 보면 초점은 저출산과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자칫 붕괴의 위험이 큰 지방과 지역 대학에 맞춰졌다. 하지만 재정난과 충원율 제고라는 한국 대학들의 공통 문제에 직면한 수도권 대학들도 상황이 여유롭지만은 않다. 이
지난달 31일(목) 대학알리미에 ‘학생 1인당 교육비(사립)’ 및 ‘장학금 수혜 현황’이 공시됐다. 본교는 지난해 ‘학생 1인당 교육비’ 및 ‘학생 1인당 장학금’ 모두 지난 2021학년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대학이 학생의 교육 및 교육 여건 조성을 위해 대학생 1인당 투자하는 평균 비용을 의미한다. 교육비에는 △인건비 △운영비 △도서구입비 △실험·실습비 △기계기구 매입비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대학이 학생들의 성장을 얼마나 지원하는지 가늠하도록 도와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본
부정: 일요일, 마치 ‘개그콘서트’의 마무리 음악이 나오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절망감처럼, 개강 5일 전이라는 소식에 나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크게 한탄하며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개강에 대해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일은 방학이다. 월요병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 분노: 월요일, 수억 명이 사는 이 지구에서 왜 하필 나는 개강을 해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사는 것에 분노하고, 협동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조별 과제가 강의 계획서에 있는 것에 분노하고, 수업이 1교시인 것에 분노하고 있다. 휴
2023년 9월 4일은 ‘공교육 멈춤의 날’이었다. 이날은 7월 18일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년 차 교사의 49재를 맞이하는 날이다. 전국의 교사들이 그간의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고 극단적 사태를 막기 위해 연가, 병가, 공가 등을 사용하여 공교육 일시 멈춤을 시도한 것이다. 정부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단체 행동을 묵인하게 된 데에는 교권의 문제를 넘어 교사의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9월 3일에도 수업 중 일어난 사건으로 학무모에게 시달린 용인 체육 교사의 자살이 보도되면서 교권의 문제는 더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강 유역에 원시 부족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백인들이 나타나 그 인근 상류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0년쯤 후 댐이 완성되면 강물이 말라 그들의 생활 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텐데, 이를 모르고 그들은 여전히 후손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 사냥하는 법, 농사짓는 법 등을 가르쳤다. 어느 날 갑자기 댐이 완성되자 그 원시 종족과 그들의 문화는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가상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원시 부족의 미래다. 다가오는 미래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인지하지
나는 물과 바다를 사랑합니다. 물에 잠겨있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고요한 물속에 천천히 몸을 담글 때, 서서히 나아가 머리까지 물이 차오를 때, 숨을 완전히 참고 얼굴을 담글 때, 그리고는 물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을 때. 나는 그때를 좋아합니다.하늘의 냉기와 땅의 온기가 섞이는 곳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물들의 온도와 햇살을 받아 온기를 머금은 모래들이며 땅의 향기, 목덜미를 쏘아대던 햇살의 따스함. 아무것도 아닌, 이러한 것들은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나를 느끼게 해 줍니다. 가슴으로밖에 전달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감정들을 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