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관광지는 오키나와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수학여행으로 한 번 정도 다녀오는 곳이다. 이런 풍광과 달리 오키나와의 근현대사는 오욕과 아픔으로 점철되어 있다. 오키나와의 풍습을 우리에게 잘 알려준 이는 홍어장수 문순득이었다. 1801년(순조 1년) 전라도 우이도의 홍어장수 문순득은 흑산도에서 홍어를 사서 돌아오다 풍랑을 만나 표류를 하게 되었다. 제주도 옆을 지나면서도 해류를 거스르지 못해 결국 도착한 곳은 오늘 날 오키나와 섬인 유구였다. 유구국은 명이 바다를 막는 해금 정책으로 동아시아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다. 유구는
1985년에 완공된 충주댐은 아름다운 인공호수를 만들어냈다. 충주와 제천, 그리고 단양에 걸쳐져 있는 꽤 커다란 호수를 충주 사람들은 충주호라 칭하고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淸風湖)라 부른다. 그런데 충주호보다는 청풍호가 더 낭만적으로 들린다. 공식적인 명칭은 댐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충주호지만, 청풍호라고 하면 어디선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느낌이다. 청풍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댐 건설 당시에 가장 많이 수몰된 지역이 제천시 청풍면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예컨대, 지하철 숭실대입구역이 살피재역
취재를 의뢰받아 실로 오랜만에 대구에 왔다. 지인의 경조사와 2002년 한일월드컵 행사를 사전조사하러 몇 번 오긴 했는데 이렇게 대구의 곳곳을 돌아보러 온 건 처음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음을 이번 여행에서도 다시 깨닫는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서성로 일대의 적산가옥(敵産家屋)은 그것이 가진 역사를 따지기 이전에 꽤 고풍스럽게 보인다. 적산가옥이란 식민지 시절 일본인이 소유했으나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하면서 남기고 간 주택을 의미한다. 적산가옥의 대부분은 정부에 귀속되
세상에 나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정에는 모순이 있다. 배경으로 설정한 세상은 이미 나 이외의 것이기 때문이다. 말장난은 삼가고 계속해보자. 오로지 나, 즉 주체만 있다면 나는 나를 인식할 수 있을까? 무엇을 인식한다는 것은 이 세계의 것을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우리의 감각은 이 세계를 인식하는 데 쓰인다. 내 밖의 세계가 없다면 감각이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인지적 내용도 없다. 우리의 살갗과 시각을 통해 발생하는 감각 자체도 세계와의 소통에 쓰이는 것이지, 그 자체로 주체는 아니다. 라캉(Jacques Lac
이번 호에 다룰 기본 항목은 성격의 장단점이다. 최근의 기출 문항들은 기본 항목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출제되는데, 이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성격의 장단점이다. 지원한 직무 관련 경험을 묻는 항목,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항목, 그리고 역경 극복에 관한 항목들은 성격의 장단점 항목의 변형된 기출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몇 해 전, 한 기업에서는 본인을 0~100점 범위에서 평가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2,500자 이내로 작성하라는 자기소개서 문항을 출제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항목이다. 90
캠퍼스타운거점센터는 창업자를 위해 입주 공간, 사업 자금 등을 지원하며 본교 주변에서 창업지원건물을 조성해 ‘동작 창업캠퍼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창업자들의 첫 걸음에 날개를 달아주는 캠퍼스타운거점센터를 운영하는 창업지원단 최자영 단장을 만났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최자영 교수입니다. 현재 본교 창업지원단장과 함께 캠퍼스타운거점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캠퍼스타운거점센터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A. 캠퍼스타운 사업의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책임자라고
자신의 소유물을 그것을 필요로 하는 타인과 나눠서 사용하는 것은 규범적으로도 바람직하며 경제적으로도 낭비를 줄이는 일이다. 이것이 미디어뿐만 아니라 항간의 대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공유경제’의 기본 정신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은 수십 년 전부터 있었으나 그것이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화된 결정적 계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늘날 우버나 애어비앤비 같은 장소 및 차량 공유 서비스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소유자와 사용자의 연결을 통해 가능해지며, 이들을 이어주는 회사들도 점차
방탄소년단이 6.25 전쟁을 다시 소환하였다. BTS가 아니라 중국인들이 소환하였다는 것이 맞다. 미국의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 상을 수상하면서 리더인 김남준이 시상식에서 “양국이 함께 나눈 고통의 역사, 수많은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하였다. 제임스 밴플리트는 미군 사령관으로서 한국 전쟁을 지휘하였고, 전쟁이 끝난 후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창립하였다. 이 단체에서는 매년 한미 관계에 공헌한 인물이나 단체에 상을 주는데 올해의 수상자가 방탄소년단이었다. 밴플리트의 아들은 6.25 전쟁에 공군 조종사로 아버지와 함께 참전하였다가
2019년 국내 극장 관객 수는 총 2억 2,668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대한민국의 인구가 약 5,200만 명이었으므로 일 인당 평균 약 4.4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이다. 같은 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총 다섯 편이었다. 2003년 말에 개봉했던 가 국내 개봉 영화 중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이후 2019년까지 총 27편의 영화가 천만 고지에 올랐다. 물론 오늘날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은 극장뿐이 아니다. 집에 앉아서, 이동하는 전철에서 사람들은 영화를 본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영화
‘생협학생위원회’는 소비자생활협동자조합(이하 생협)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생협학생위원회의 시작을 함께해 온 김선화(건축·19) 위원장을 만났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숭실대학교 생협학생위원회 위원장과 생협학생이사를 맡고 있는 김선화입니다. 작년에 처음 생협학생위원회가 생겼는데, 작년에는 수습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올해부터 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위원장과 학생이사를 맡게 됐어요. Q. 생협학생위원회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A. 생협학생위원회
이번 호에 다룰 기본 항목은 지원동기이다. 학생들이 작성하기 가장 어려워하는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지원동기가 다른 항목보다 까다로운 이유는 쓸 만한 지원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지원 가능한 기업에 그냥 다 지원하는 것인데 지원동기를 쓰라니 고역이다. 하지만 합격하려면 제대로 된 지원동기를 작성해야 하는데 도저히 쓸 내용이 없다. 그 이유는 지원동기를 제대로 쓰려면 직무분석, 산업분석, 회사 및 경쟁사 분석이 모두 이뤄져야 하는데 대부분 머릿속에서만 지원동기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검색하고 분석한 사람이 지원
10월 3일은 개천절이다. 한자 그대로 하면 ‘하늘이 열린 날’이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민족 기념일로 채택되었다. 이는 대종교의 절기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독립운동 세력에 대종교의 영향력이 강하였기 때문이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발표된 무오 독립 선언은 대종교도인 서일 등이 주도하여 반포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고려 말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였다. 이어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 가려고 한
시민혁명 이전에 존재했던 절대군주제 국가에서 가장 큰 죄는 대역죄(大逆罪)다. 왕권을 찬탈(簒奪)하고 왕을 죽이려고 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역사를 포함해서 세계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수많은 대역행위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역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삼족(三族)이나 구족(九族)이 살해당하는 처절하고 잔인한 형벌을 받게 되지만 성공할 경우에는 새로운 왕조가 개국되거나 새로운 왕을 중심으로 탄탄한 왕권이 구축된다는 것이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인간들의 치열한 투쟁의 한 가지
성능이 좋다는 마우스를 새로 구입해서 컴퓨터에 연결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수직 또는 수평으로 이동하는 커서의 움직임을 손의 감각에 맞추기 위한 프로그램을 사용했었지만,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커서의 움직임이 어색할 수 있는데, 몇 시간만 사용해보면 내 뜻대로 정확하게 움직여 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의 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니터 화면에 맞추어서 손의 동작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일들을 해나간다. 다초점 렌즈를 장착한 안경을 쓰게 되면, 렌즈 위와 아래의 굴
오래전에 숭실대학교에서 한 외부인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한글을 세종이 만들었다고 볼 수 없고 오랫동안 민간에 전해지면서 형성되었던 것이라는 다소 이념화된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강단의 뒤에 앉아 있던 필자에게는 그것이 난감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물론 그는 국어학자가 아니었다. 한글, 즉 훈민정음은 세종이 만들었다. 같은 표음문자인 로마자는 그야말로 수백에서 수천 년간 사람들과 지역 간의 쓰임새에 따라서 변화되어 온 글자이다. 그래서 유럽의 나라마다 읽는 방식에 차이가 나고, 같은 문자라도 단어에 따라 다
1950년 9월 27일 중앙청 건물에 태극기가 다시 올라 갔다.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 전쟁에서 서울을 빼앗긴 지 석 달 만에 다시 찾았던 것이다. 전쟁의 시작은 북한군이 차지하였다. 그들은 전쟁 개시 3일 만에 서 울을 점령했다. 너무 빠른 점령에 그들도 놀라 며칠 동안 여유를 잡았다. 전사 전문가들은 여세를 몰아 북한군이 남하를 신속히 하였더라면 아마 전쟁의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 한다. 6.25 전쟁 전 한반도 상황은 남북의 집권자 모두 무력 통일을 주장하고 있었다. 김일성은 북한을 민주 기지로 만들어 남한을 전쟁을 통
본교 학사팀은 학생들의 학사 관리를 비롯해 수업, 학사 일정 등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학생들의 입학 후부터 졸업까지 학사 업무를 책임지는 학사팀 이석원 팀장을 만났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교무처 학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석원 팀장입니다. Q. 학사팀은 재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정말 밀접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학사팀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A. 학사팀에서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학적 △수업 △성적 △졸업과 관련된 업무를 맡습니다. 학적 업무는 학적 변동, 휴·복학과
자기소개서는 목적이 분명한 글이다. 나라는 사람이 우리 회사와 그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 평가받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다. 그래서 평가에 용이하도록 글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문예실력이 뛰어난 것과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글이다. 없는 역량을 소설처럼 지어내서 작성해서는 안 되겠지만, 최소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표현하지 못해서 고배를 마시는 안타까운 일은 후배님들께 없길 바란다. 지난주까지 자기소개서 작성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준비와 평가 기준을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