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은 우리들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 버렸다. 필자의 2020학년도 1학기 역시 마찬가지로, 본의 아니게 겨울방학의 연장이 되어 아버지의 농사를 도우며 보내게 되었다. 이를 피부로 체감하는 시간은 바로 농장 한편에서 계속 꼬꼬 소리를 내는 달구(닭)들을 볼 때이다. 서울로 올라갈 즈음이면 이제 병아리 티는 벗겠구나 싶어 모이를 주면 그제야 삐악삐악 소리를 멈추던 샛노란 핏덩이들은, 이제 모이를 주러 가기만 하면 쫄래쫄래 달려와 열심히 그릇에 대가리를 처박고 먹어 대는가 하면, 짝짓기도 하고 알도 낳는 어엿한 사회
몇 주 전 SNS에서 ‘르르르 꼰대 테스트’가 큰 화제였다. 48문항의 답을 입력하면 8가지의 꼰대 유형 중 본인이 어디에 속하는지, 1부터 5까지의 꼰대 레벨 중 어디에 속하는지 알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이다. 이 테스트는 자신의 꼰대 유형 뿐 아니라, 다른 꼰대 유형에 대처하는 법, 내 안의 꼰대 심리를 잠재우는 법 등의 대안까지 알려준다. 꼰대 레벨이 높게 나온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도 남들에게 꼰대 테스트를 권유하는 이유다. 이미 17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이 테스트는 요즘 SNS를 사용하는 20-30대
아이러니너는 아이러니너는 나에게 아이러니내가 너의 눈을 피하면서매 순간 너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은내가 너의 질문을 얼버무리면서하루종일 너의 농담을 곱씹는 것은내가 너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너 없는 나를 상상할 수 없는 것은그것은 아이러니사랑, 그것은 아이러니 고등학교 3학년, 감수성이 흘러넘쳐 쓴 시 한 편을 들춰보았다. 2년하고도 반년이 지난 지금, ‘아이러니’라는 제목을 가진 사랑 시를 읽으면 오글거리고 유치해 웃음이 난다. 사랑도 안 해본 사람이 사랑에 대해 시를 썼다는 게 우습지만, 그때도 지금도 나에게 사랑은 아이러니다. ‘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4월이 지나가고 5월이 다가왔다. 어느새 꽃은 지고 산과 들이 푸른 잎으로 덮이고 있다.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5월 한 달은 따뜻한 여름날 속에서 가족과 주변 지인을 돌아보는 달이 될 것이다. 40년 전의 5월도 마땅히 그리되어야 했다. 1980년 5월을 설명하는 단어로 생명력, 가족, 사랑보다는 희생, 죽음이 더 가까울 것이다. 1980년 5월 18일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신군부는 국회를 봉쇄하고
지난해 2월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됐다. 현재는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에 해당하지만 교육부는 2021년까지 무상교육 대상을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무상교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상교육의 역사는 2005년 노무현 정부의 중학교 완전 무상교육 실행으로 막을 열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도 고교 무상교육을 도입하려 하였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고교 무상교육으로 고등학생들은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 대금 등을 지원받게 되는데, 학생들에게 보편적 교육권을 보장하고 가계의 교육비
무채색의 세상이 색칠 되어가는 아름다운 계절, 봄이다. 따뜻한 날씨와 이유 없는 설렘으로 괜히 들뜨는 계절. 하지만 부푼 마음속에서도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건이 있다. 1947년 3월 1일, 3만 여명의 제주도 주민들은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관덕정에 모였다. 행사가 끝나갈 때쯤 어린 아이가 경찰이 타고 지나가는 말에 치여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이를 무시한 채 그냥 지나가는 경찰에게 도민들은 항의했고, 이에 대한 경찰의 반응은 총격과 도민 6명의 죽음이었다. 항의를 위해 도민들은 민관 합동 총파업에 나섰다. 미국은 이 시점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현상이 심각하지만, 한여름도 아닌 12월 겨울철에 때 아닌 장마를 바랄까? 어쩌면 지구온난화만큼 심각하게 가뭄이 이어지는 학생사회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학은 배움과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지 않기에 대학본부의 유일한 견제기구는 학생이다. 학생회는 우리의 목소리를 효과적이며 동시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해져있고, 학생회와 일반학우가 나뉘어져 있는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수강신청 문제, PRIM
지난 5월, 혼자 사는 여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신림동 원룸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남성 조 씨가 술에 취한 여성의 뒤를 쫓아 여성이 사는 원룸 현관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문고리를 돌리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며 수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혐오’ 문제와 맞물리며 여론은 폭발적으로 들끓었다. 국민 대다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조 씨에게 선고된 형량은 고작 1년에 불과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분명 찜통 더위로 학교에 오는 게 힘들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정반대로 쌀쌀한 늦가을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추위에 맞서면서 학교에 온다. 이렇게 우리는 매 순간 무엇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일년동안 우리는 특별히 이룬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왜 시간은 야속하게 이리도 빨리 지나가고, 매순간 우리는 피곤하고 힘든 것일까? 나는 얼마 전에 ‘피로사회’라는 책을 접했다. 유명한 철학자 한병철이 쓴 책으로, 이 시대의 병적인 부분을 아주 잘 꼬집은
대학생이 되어서 가장 많이 한 성찰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었다. 가장 진부하면서도 어려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계속 답하다보면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소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번 이 질문에 대답하고자 하면 항상 '내용' 이 있었다. ‘나는 21살의 법적 성인이고, 대학생 여성이며, 취준생이다.’ 같은 내용 말이다. ‘나’ 라는 존재가 ‘누구’로 규정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결정된다. 사실 우리 모두 스스로를, 동시에 타인을 이러한 방식으로,
처음으로 SNS에 블로그 글을 소개한 날이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고 엄청난 긴장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렸었다. SNS에 올리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어떤 사람이 보기엔 저렇게까지 떨릴 일인가 싶겠지만 나에게는 그런 사정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고등학교 1학년,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수업시간, 첫 만남에서 자기소개겸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운 나쁘게도 걸렸다. 교탁으로 나가 솔직하게 발표했다. 한참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서울대에 가고 싶다! 라는 포부와 기타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시절 읽었던 가장 인상 깊은 책 한권을 대답할 수 있는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 대학생들은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많은 학생들이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 멋있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도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매우 처참한 수준이다. 우리 학교만이라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하면 ‘독서’를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
숭실대학교 총학생회의 회원은 숭실대학교 재학생으로 한다. 숭실대학교 총학생회 학생회칙 제1장 제4조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흔히들 총학생회라고 부르는 중앙집행위원회뿐만이 아니라 1만 3천여명의 숭실대학교 재학생 모두가 총학생회의 회원인 것이다. 이는 학생 사회에서 어떠한 일에 대해 의논하고 결정하며 실행하는 주체가 숭실대학교 학생들 모두라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여러 SNS를 통해 중앙집행위원회와 학생들 사이의 소통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집행위원회에게 소통은 무슨 의미이며, 소통의 필요성은 무엇일까? 첫째
최근 슈팅스타 총학생회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프롤로그’라는 교육공동행동 캠페인을 내세웠다. 프롤로그에는 작년 총학생회 경선 때부터 양측 선본이 주장해왔던 ‘엄격한 재수강 제도 정상화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재수강을 하려면 구태여 학점을 낮추거나 열심히 한다 해도 A를 받지 못하는 실정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해당 공약의 필요성에 공감 중이다. 실제로 본교는 학점이 짠 학교에 속한다. 베리타스 알파에 의하면, 학점 인플레이션 최소대학 222교 중 숭실대는 56위를 차지했고 전체 졸업생 21.8%
우리는 매일 당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당연하게 아침을 맞고, 식사를 하고, 학교 혹은 직장에서 일과를 채우거나 여가 시간을 보내고,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다. 오늘의 하루는 어제와 비슷하고 그렇게 당연히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누구나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당연하게 보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사실 당연하지 않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평범함을 갈망하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보는 사물, 듣는 소리, 먹는 음식, 걷는 걸음은 누군가에겐 일상이 아니다. 매일
‘대단한 사귐은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아도 되고, 두터운 벗은 서로 가까이 지내지 않아도 된다네. 다만 마음과 마음으로 사귀고, 그 사람의 덕을 보고 벗을 삼으면 되는 것이야.’ 의 한 구절이다. 우정은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다만 마음으로 사귀며 동고동락을 함께 하는 사람과 사람과의 정이다. 이러한 진실한 우정을 현대인들은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내 입에 맛있는 음식을 넣었을 때의 기쁨보다 내 친구가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친구가 멀리 떨어지게 되었을 때 그 친구를 잊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인스타그램 명소로 꼽히는 ‘망리단길’에는 정말 ‘인스타그램 감성’을 저격하는 음식점과 카페, 펍들이 숱하게 있다. 분위기 좋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감성적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날 찍은 사진을 ‘#망리단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귀가 전, 마지막으로 루프탑 펍에서 야경을 보며 칵테일까지 마시고 나면 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망원동의 주민들은 ‘망리단길 싫어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망원동은 원래 오랫동안 서민의 동네였다. 낡고 오래됐지만 그만큼
많은 대학생들은 학업, 취업, 학비 등으로 인한 여러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또한 줄어들지 않는 매일의 피로가 우리의 삶을 무기력하게 한다. 피할 수 없는 피로, 이 피로의 원인으로는 탄수화물 중독, 수분 부족, 카페인의 과다 섭취, 흡연 등이 있다. 탄수화물 중독이 피로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지금부터 탄수화물이 피로를 유발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오늘 기운이 없고 쉽게 짜증이 났는가? 점심시간이 지나면 식곤증이 몰려오고 종종 일상생활을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가? 빵, 과자, 초콜릿 등의 간식을 자
노력하라, 견뎌라, 그러면 너는 성공할 것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최근에는 그 열기가 식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상당히 자주 그리고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시가 솔개의 선택이다. 이야기에 따르면, 40년을 산 솔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늙어 죽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 살 것인지. 결단을 내린 솔개는 스스로 자신의 부리를 부수고 깃털을 뽑는다. 이 고행을 거친 솔개는 30년을 더 살게 되어 총 70년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우선 야생에서 솔개의 실질적
저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사주시는 부모님의 아래에서 자라왔음에도 ‘행복하다.’라고 느끼기 보단 ‘힘들다.’라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저로 하여금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게 한 요소는 정말 사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큰 생각 없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정신없었던 입시가 끝나고 저는 그런 단어를 무의식중에 쓸 만큼 힘든 사람인가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2학년이 된 후, 조금 여유로워진 시점에서 뭐든지 해주시고 제 편이 되어주시는 부모님 아래에서 잊고 있었던 행복이라는 것을 찾아보려 합니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