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난 한 아이가 공터에서 힘껏 돌을 던진다. 그의 온몸을 전달받은 돌은 그로부터 가장 먼 세계 끝에 떨어진다. 어디까지가 끝이어요, 아빠? 얼마나 남았어요, 엄마? 다섯 살 난 아이는 머리를 땅바닥에 닿을락말락 대고 자기의 가랑이 사이로 빤히, 바라다본다. 여기가 어딜까? 왜 내가 여기에 있을까? 길 건너 새마을 식료품점 쪽에서 다가오는 세발 자전거 한 대가 막, 하늘로 離陸하려 했다. 토끼풀들이 천, 편, 일률적으로 4, 5cm씩 위로 들어올려놓은 綠陰 하늘로.”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中 전공이라 듣는 것이 크
작년 8월, 이제는 교내 활동이나 대외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 아닌 의무감이 들어 에브리타임을 찾던 중 생협 학생위원회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평소 공리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활동을 통해 다양한 효용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지원했다. 그렇게 난 생협 학생위원이 됐고, 콩세알 프로젝트, 한일교류세미나 등 여러 생협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생협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학생위원회와 학생 조합원을 대표하여 더 나은 생협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작년 12월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이사직에 출마하여 연합회
대학에서의 하루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나의 하루는 그저 학교 강의를 듣거나 알바를 하거나다. 추가적으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문화생활을 하는 정도가 전부다. “잘 살고 싶다”라는 말은 공공연하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말은 겸손하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 하루빨리 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목표의식을 가지고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목표가 확고하다는 것은 참 부러운 점이다. 대학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순간이 있었는가. 그저 반복되는 하루에 안주하며, 적당히 행복한 일상임에 감사한다. 어느새 ‘내일’은 수동적으로 반
4월 1일은 만우절이자 배우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그 때문에 해마다 4월에 가까워질 때면 장국영 대표작의 재개봉 소식이 들린다. 매년 재개봉 하는 영화들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영화 ‘패왕별희’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고 개봉한다. 영화 패왕별희는 같은 제목의 중국 경극을 소재로 했다. 경극 패왕별희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패왕(항우)과 그의 연인, 우희가 이별한다는 내용이 담긴 비극적이지만 화려한 예술이다. 장국영이 맡았던 데이 혹은 두지(데이의 본명)는 영화에서 스스로를 버리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다지증으로 태
수인분당선은 수원과 인천을 이어주는 노선인 수인선과 분당과 서울 강남권과 왕십리를 이어주는 분당선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생긴 노선이다. 분당선 구간은 성남의 분당신도시와 서울 강남권 지역을 직결로 이어주는 광역철도의 목적으로 설계된 노선이었다. 다만, 분당선이 건설된 후 분당선의 목적이 무색하게 서울 운행 구간인 왕십리-선릉 구간의 수요가 가장 많다. 분당에서 서울로 가려는 수요는 분당선이 아닌 신분당선이나 광역버스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신분당선처럼 분당과 서울을 거의 일자로 연결해 주는 노선의 형태가 아니기 때
여기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양은 하얗게 빛나고 있고 난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에 혼자 있지. 절대 틀릴 수 없는 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있어. 그렇다면 지금은 낮일까? 밤일까?’ 그걸 결정하는 게 정보입니다. 그 순간 자고 있는 누군가를 봤다면 지금은 밤이 되겠죠. 바쁘게 일하고 있는 사무실을 발견했다면 낮이라고 믿을 겁니다. 어떤 것을 보았고 어떤 것을 믿는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진행이 된 2024년 학생회 정기 선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수많은 정보들이 있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면 보았던
땅의 거름을 먹고 자란 우리는 중력에 종속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은 하늘이 드러내는 초월성을 느낀 적 있는가? 우리는 대개 추상적인 것들에 쉽게 마음을 뺏기곤 한다. 가령 사랑, 꿈, 아름다움··· 유미주의를 노래하는 일종의 환영들은 우주 저편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나는 하늘을 탐닉하고 싶다. 하늘이 선사하는 무한의 지평선 속에 헤엄치며 숨을 쉬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입시를 향해 발버둥치는 나는, 하늘을 보며 하교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유화로 그린 듯 붉게 물든 노을빛이 초연히 내려앉는 시점. 그 어느 것
대화가 이어진다. 서로의 관심사를 주고받는 와중 맺음말 뒤에 이어지는 한마디. “아니, 근데….” ‘아니’와 ‘근데’. 나의 말버릇, 혹은 우리의 말버릇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단어들을 추임새로 봐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한다고 해서 이 낱말들의 의미가 변하지는 않는다. ‘아니, 근데’ 이 말 안에서 타인은 부정되고, 대척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마냥 동의하고 수용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님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무작정 부정하고 반대하는 일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고유성은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어휘와
낭만 없는 시대다. 태양은 여느 때처럼 뜨거운데 거울 속은 온통 흑백이다. 채도가 선명하고 탁했는지는 잊은 지 오래다. 우리는 명도로만 사람을 구별한다. 그러나 이 흑백은 얼마나 많은 빛을 흡수했던가.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부표 같은 하루를 살다 보면 ‘델핀’이 보여준 치열한 획득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18세기에 맞이했던 천상의 타격을 잊은 채 인류는 개성을 잃었다. 누벨바그의 새로운 물결이 1950년대 영화사를 장식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젊은 영화 감독들은 스튜디오 시스템이 찍어내는 부르주아 스타일 영화에 저항했다. 그들이
최근 2023년도 8월경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논란의 철거 대상이 된 흉상은 박승환, 이회영,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5인이다. 이 5명의 독립운동가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일제에 맞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위인이다. 박승환 참령은 대한 제국 시위대 대대장으로서 대한 제국 군대가 해산되자 자결하여 남대문전투와 정미의병의 시발점이 됐다. 이회영 선생께서는 신민회의 결성에 참여하셨으며, 경술국치 이후 조선에 있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넘어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셨다. 홍범도 장군께서는 대한
박성배 감독과 정형준, 박종진 코치가 이끄는 숭실대학교 축구단이 역대 5번째 권역 우승을 거머쥐었다. 숭실대학교 축구단은 2009년부터 권역 리그제로 운영된 U리그에서 2012년, 2014년, 2020년, 2021년에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U리그1 2권역에서 권역 우승을 차지하면서 5번째 권역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최종 성적은 16경기 13승 3무 30득점 9실점 승점 42점으로 2위인 성균관대와의 승점 차는 13점차로 압도적인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숭실대학교 권역 우승의 원동력은 최후방에서 골문을 든든하게 지
현대의 인간과 공동체의 흐름, 그리고 그것에 대한 도태를 희망하지 않는 현대인으로서의 필자는 항상 한 공동체, 그리고 그 공동체 이상의 지적 담론의 필요성에 대해 오래 전부터 고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심의 답은 다름 아닌 ‘교육’에 있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그러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타 개체와 동일하게 만들지 아니하는 것’, 그것의 온전한 수행은 전적으로 교육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숭실을 돌아보며) “대학 교육에서는 무엇을 얻어야만 하며, 이에 따라 어떠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는가?”
현대인들은 자기 집 하나 마련하기 힘들고 학자금, 대출금, 사교육비 등 늘 돈에 쫓기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쫓기며 사는 것일까? 중요한 건 우리가 이렇게 사는 이유가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성실히 사는 사람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쫓기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은 정치 때문이다. 정치란 사전적 의미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이라는 정치적 관계는 착취
어느덧 2023년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작년 이때쯤 가고 싶은 대학을 생각하며 학교, 학원, 독서실을 전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오히려 동력이 되어, 훗날 입시에 성공하고 즐길 내 모습을 상상하며 힘을 얻기도 했다. 작년 겨울은 인생의 한 장을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성취감과 보람으로 가득 찼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든,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거라는 자신감이 솟구치기도 했다. 그토록 바라던 대학생이 된 지금, 대학교 입학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
부정: 일요일, 마치 ‘개그콘서트’의 마무리 음악이 나오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절망감처럼, 개강 5일 전이라는 소식에 나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크게 한탄하며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개강에 대해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일은 방학이다. 월요병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 분노: 월요일, 수억 명이 사는 이 지구에서 왜 하필 나는 개강을 해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사는 것에 분노하고, 협동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조별 과제가 강의 계획서에 있는 것에 분노하고, 수업이 1교시인 것에 분노하고 있다. 휴
나는 물과 바다를 사랑합니다. 물에 잠겨있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고요한 물속에 천천히 몸을 담글 때, 서서히 나아가 머리까지 물이 차오를 때, 숨을 완전히 참고 얼굴을 담글 때, 그리고는 물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을 때. 나는 그때를 좋아합니다.하늘의 냉기와 땅의 온기가 섞이는 곳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물들의 온도와 햇살을 받아 온기를 머금은 모래들이며 땅의 향기, 목덜미를 쏘아대던 햇살의 따스함. 아무것도 아닌, 이러한 것들은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나를 느끼게 해 줍니다. 가슴으로밖에 전달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감정들을 전 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 마’ 흉기 난동이 지난달부터 연쇄적으로 발생해 시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금) 신림역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그 후 SNS를 통해 수십 건의 살인 예고가 쏟아지자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외출을 삼가고 있다. 지하철에서, 식당가나 백화점에서, 심지어 학교 교실에서 운 나쁘면 칼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이다. 일련의 사건들은 모방 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피의자들의 개인적 정신 질환 같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신림역 사건의 피의자는
“밥 한번 먹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1위다. 우리는 ‘다음에 한번 보자’라는 의미의 가벼운 인사치레를 건네곤 한다. 정말 밥을 먹기 위해 약속을 잡자는 의미인지, 그냥 인사로 하는 말인지 알기 위해서는 고도의 맥락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실제로 만나서 시간을 보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다 당황한 적도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나는 이 상황이 이해는 됐지만, 직접 경험한 적은 없어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친구에게 충청도 사투리를 배웠다. 충청도에서는 대개 말을 돌려서 말한다.
우선 필자는 숭대시보 애독자로 이다혜 기자의 ‘다혜가 다해봄’ 이라는 코너를 상당히 즐겨 보고 있다. 이다혜 기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패러디 글을 써 내려가지만, ‘다혜가 다해봄’ 코너의 애독자로 기분 나쁘게 생각해 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쏜애플은 2009년에 데뷔한 한국의 인디 밴드로 사이키델릭 록을 음악하는 그룹 사운드이다. 필자가 이 밴드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로 시적인 가사다. 보통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해석하지 않고 그 음악의 분위기나 리듬을 즐겨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쏜애플의 노래들은 가사를
한 번쯤은 우리 학교 신문에 글을 기고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온 지 3년 반 만에 지면 한 군데를 빌리게 됐습니다. 저도 모르는 새 하고 싶은 말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글감을 고민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3’이 1학년 학번이 되어 어느덧 20학번이 오래된 숫자처럼 느껴지는 요즘, 대학 입학 후 현재까지를 반추하며 몇 자 적어봅니다. 작년 한 전공 수업에서 정책 형성 과정을 설명하시던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렇듯 저희가 누리는 정책은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우리 모두는